14화|

별관으로 스며든 기척

by Helia

우체국의 종이 연이어 울렸다.
짧은 울림이 겹쳐 올라오며 문틈 아래까지 떨림이 번졌다. 방금 전 남아 있던 은빛 가루는 그 울림에 따라 가볍게 흔들렸고,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처럼 들썩였다.
루네는 문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려고 했지만, 심장은 이미 한 박자 앞서 움직이고 있었다. 포노가 귀를 세우며 말했다.
“루네… 방금 있었던 그 기척, 아직 안 사라졌어. 어딘가에 머물러 있어.”

그러나 문을 열자, 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대신 작은 흔적 하나—따뜻한 봉투 한 통이 조용히 놓여 있었다.
루네가 그것을 집어 들려는 순간—

우체국의 종이 또다시 연달아 울렸다.
문이 활짝 열리고 사람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소포 접수하려고요!”
“선물 포장 어디예요?”
“오늘 줄 진짜 길다!”
“테이프 또 떨어졌어요!”

우체국은 순식간에 북적였다.
루네는 긴 웨이브 머리를 정리하고 본관으로 손님들을 안내했다.
“간단한 우편은 이쪽 본관에서 접수하시면 돼요.”
평범한 소포들, 서류 봉투들, 기념우표 구매 손님들…
일상의 목소리가 한 번에 공간을 채웠다.

그때 포노가 바쁘게 뛰어다니며 외쳤다.
“셀프 포장은 별관이에요! 별관로 가실 분들 줄 이쪽입니다!”

포노 뒤에서 작은 그림자 하나가 깡충 뛰어올랐다.
바로 쿼카였다.
양손을 흔들며 사람들을 향해 외쳤다.
“이쪽이에요! 리본은 제가 잡아드릴게요!”

손님 몇은 웃음을 지으며 따라갔다.
“아, 이 우체국 참 재미있네.”
“저번에도 고양이가 안내하더니 이번엔 쿼카까지 나오네.”

별관으로 향하는 사람들 손에는
각기 다른 상자들이 들려 있었지만
그중 몇몇은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루네는 그 떨림을 알아봤다.
“저건… 기억이 묻어 있는 소포야.”

포노는 별관 문턱에서 꼬리를 높이 세우며 말했다.
“별관 이용하실 분은 안으로 들어오세요! 오늘은 포장지가 많이 준비돼 있어요!”
쿼카는 리본을 손님 손등 위에 얹어주며 말했다.
“이거 예뻐요! 저는 금색 추천해요!”

별관 내부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따뜻하게 흔들렸다.
포장지 부스럭임, 가위 소리, 리본 묶는 손길…
한편 루네는 본관 일을 정리하며
아까 줍지 못한 봉투를 다시 바라보았다.
기척은 분명히 떠났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잠시 후, 북적임이 조금 가라앉자
포노가 별관에서 뛰어나왔다.
“루네, 큰일이야. 별관 안쪽에서… 아까 그 기척이 더 짙어졌어.”

루네는 봉투를 열었다. 종이 안쪽에는 단 세 문장이 적혀 있었다.

“루네, 나는 네 이름을 알고 있어.”
“한 번도 네 곁을 떠난 적 없어.”
“그리고 지금, 너에게 가까워지고 있어.”

그 순간 별관 쪽에서 빛이 미세하게 번졌다.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루네와 포노는 즉시 알아차렸다.

포노가 속삭였다.
“루네… 별관 깊은 곳에서 누가 널 부르고 있어.”

루네는 봉투를 조심스럽게 접었다.
손끝은 차가웠지만, 심장은 오래 묵은 이름을 기억해 내려는 듯 조용히 흔들렸다.

포노가 그녀 앞에 섰다.
“준비됐지? 오늘은… 길이 열린 것 같아.”

별관 문 아래에서는
은빛 가루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안쪽 깊은 곳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들고 있었다.

루네는 그 길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제는 피하지 않을게.”

그리고 그녀는
포노와 함께 별관 안으로 발을 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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