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되지 못한 사랑이 나를 보았다
아스라이 멀어지는 사랑이
내 마음 깊은 곳을
오래 들여다보았다고 말한다면
나는 그 시선을
외면하지 못했다고 고백해야 할
것이다
떠나는 것은
늘 등을 보이지만
어떤 사랑은
돌아서면서도
남겨진 마음을
한참 바라본다
나는 그 눈빛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말하지 않았다
말로 붙들면
너무 쉽게 부서질 것 같아서
나는 그 사랑을
문장 안에 넣지 못했다
끝까지
문장 밖에
머물게 하였다
꾹꾹 눌러 담은 말들이
줄지어 서 있다
차례를 기다리듯
그러나 끝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소리가 없고
아무도
닦아주지 않지만
내 안에서는
분명히 젖어간다
적지 않았기에
흩어지지 않았고
말하지 않았기에
낡지 않았다
멀어지는 사랑은
희미해지는 대신
더 또렷해졌다
아마 우리도
문장 밖에 두고 온 사랑 하나쯤
품고 있을 것이다
부르지 않았기에
아직도 남아 있는 것
정리하지 않았기에
끝까지 숨 쉬는 것
나는 오늘도
그 사랑을 적지 않는다
적는 순간
작아질 것 같아서
그저
가슴 한편에
그대로 두기로 한다
문장이 되지 못한 사랑이
그래서
나를 가장 오래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러니 오늘은
굳이 적지 않아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