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마음 수리 소에 가는 길

길 잃은 마음이 향한 곳

by Helia

어느 날, 마음에서 ‘딱’ 하고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누가 다치게 한 것도 아닌데,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다.
기분은 멈췄고, 아무 말도 삼켜지지 않았다.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그냥, 고장 난 장난감처럼 조용히 멈춰 있었다.

나는 그 마음을 안고 길을 나섰다.
사람들은 말한다.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진다고.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시간’이라는 것도 고장 나버린다는 걸.

기억의 가장자리에서 떠오른 문장 하나.
“거기 가면 마음을 고쳐주는 사람이 있어.”
언제 누가 말했는지조차 가물가물한 이야기였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날에는
전설 같은 말이라도 길잡이가 된다.

나는 발끝으로 흙먼지를 일으키며 걷기 시작했다.
지도가 없어서 마음이 향하는 방향을 따라 걸었고,
길이 없어서 그냥, 내 안에 있는 가장 조용한 소리를 따라갔다.

낡은 돌담을 지나고, 벚꽃이 진 골목을 돌자
작고 오래된 간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마음 수리소 – 고장 난 감정, 수리 가능합니다]

문을 열었더니 오래된 풍경시계가 ‘땡’ 하고 울렸다.
곰팡내 섞인 바닐라 향기, 오래된 책이 가득 쌓인 탁자,
그리고 구겨진 소파 한쪽에 앉아 있던 사람 하나.

그는 무릎 위에 덮은 담요를 정리하며 말했다.
“어서 와. 네 마음, 꽤 많이 다친 것 같구나.”

나는 한참을 서 있었다.
말을 꺼내기까지 몇 분이 걸렸는지도 모른다.
그러다 조용히 입을 떼었다.

“어디부터 고장 난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괜찮아. 대부분은 그렇게 찾아오거든.”

그는 내게 낡은 마음노트를 건네며
하루 동안 이곳에 머물다 가라 했다.
“수리는 시간이 아니라, 온기로 하는 거니까.”

나는 그 말이 좋았다.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이, 마음의 어디쯤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그날 밤, 나는 수리소 창가에 앉아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오늘 아무도 내게 상처 주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내 마음을 가만히 안아주었다는 것이
조금은 괜찮아지는 첫걸음이라는 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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