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무너지는 마음은 소리도 내지 못했다.
아이는 그날도 아무 일 없다는 얼굴을 하고 하루를 보냈다.
아침 인사도 평소처럼 잘했고, 웃어야 할 타이밍엔 어김없이 웃었다.
식탁에서 밥을 다 먹고 나서는 접시를 정리했고,
학교에서 선생님의 질문에도 또박또박 대답했다.
친구가 장난을 치자 살짝 웃어 보였고,
쉬는 시간엔 노트에 낙서를 하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봤다.
누가 봐도 평범한 하루.
하지만 아이는 알고 있었다.
오늘도 마음 어딘가가 조용히 부서지고 있었다는 걸.
속으로는 수십 번쯤 외치고 있었다.
도와달라고, 나 조금 힘들다고.
하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써 무표정을 유지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선, 무너지는 기색조차 보여선 안 된다는 걸
아이는 너무 일찍 배워버렸다.
그날 밤, 수리소 창가에 앉아 있던 아이는
작은 별을 손에 쥔 채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지만,
손등 위로 눈물이 툭— 떨어졌다.
“나, 오늘도 괜찮은 척했어요.”
수리소의 어른은 아무 말 없이 곁에 앉았다.
아이는 별을 꼭 쥔 채 작은 숨을 내뱉었다.
“사실은 아침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었어요.
웃고 싶지 않았는데, 웃었고요.
그냥...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말이 끝나자, 아이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동안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했던 말이
밤공기처럼 쏟아져 나왔다.
어른은 한참을 말없이 기다리다,
오래된 나무 서랍을 열고
작은 천 조각 하나를 꺼냈다.
그건 금이 간 별 모양의 천이었다.
작지만 정성껏 기워진 자국이 가득한,
수많은 고장과 수리의 흔적이 담긴 별.
“이 별은 아주 오래전, 나도 한때 가지고 있던 마음이야.”
어른이 조용히 말했다.
“이 별이 부서졌을 땐, 나도 네 마음처럼 말이 잘 안 나왔지.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줬단다.
‘괜찮아, 무너져도 돼. 그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야.’”
아이는 눈을 깜빡이며 어른을 바라봤다.
그 말은 따뜻했다.
‘괜찮아’라는 말이 이렇게 다정하게 들린 건 처음이었다.
그날 밤, 아이는 처음으로
자신의 무너짐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무너짐 위에 아주 작게 속삭였다.
“조금은 괜찮지 않아도 돼.”
창밖엔 별 하나가 조용히 반짝이고 있었다.
오늘 하루 아이가 견딘 모든 시간이
그 별의 온기처럼,
언젠가 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