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괜찮다는 말이 더 아팠던 날

그 말이 가장 아팠다.

by Helia

아이는 수리소에서 나왔다.
별은 무사히 고쳐졌고, 마음은 잠시 따뜻했다.
문을 나서는 순간까지 아이는 생각했다.
이제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믿고 싶었다.
고장 났던 마음은 분명 어른의 손을 거쳐
한 땀씩 꿰매지고, 다시 빛날 수 있도록 다듬어졌으니까.

하지만 수리소를 벗어난 골목 끝,
첫 번째 사람이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얼굴이 밝네. 이제 괜찮아진 거지?”

아이는 그 말을 듣고 가만히 웃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괜찮아요.”

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작은 무게가 가슴속에서 또각, 하고 떨어졌다.
정말 괜찮은 걸까? 아니면 그냥 그래 보여야 했던 걸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아이는 몇 번이나 ‘괜찮다’는 말을 반복했다.
엘리베이터 안, 동네 아주머니 앞,
문을 열어준 친구에게도.
“괜찮아. 진짜 이젠 괜찮아.”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말을 할 때마다
조금씩 어딘가가 더 아파졌다.

별은 분명 반짝이고 있었는데,
마음은 다시 서늘해지고 있었다.

밤이 되자, 아이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괜찮다는 건 대체 어떤 상태일까?
울고 싶지 않은 상태?
아무렇지 않은 척이 익숙해진 상태?

불 꺼진 방 안, 아이는 침대 끝에 앉아
조용히 중얼거렸다.

“사실은… 괜찮지 않아.”

그제야 목구멍이 뜨거워졌고,
손등 위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그동안 수없이 내뱉었던 말이
자신에게조차 거짓말이었다는 걸,
지금에야 깨달은 것이다.

괜찮다는 말은 방어막이었다.
누군가 걱정하지 않도록,
자신이 민폐가 되지 않도록.
하지만 그 말은 아이의 마음을
조금씩 무너뜨리는 주문이기도 했다.

그날 밤, 아이는 오랫동안 울었다.
소리 내지 못하고, 들키지 않게.
하지만 울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진짜 괜찮다는 말은,
아프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아파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을 때
비로소 할 수 있다는 걸.

이튿날 아침, 아이는 수리소로 돌아갔다.
문 앞에서 어른은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는 별을 꺼내 보이며 말했다.
“다시 조금 깨졌어요.”

어른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그건 고장이 아니라,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일지도 몰라.”

그 말에 아이는 울지도 웃지도 않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정말, 조금은 괜찮아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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