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타인
의뢰인이 남기고 간 사진 몇 장을 다시 들여다봤다. 병원에 들어가기 전, 누군가와 찍은
셀카 속 그녀의 얼굴은 분명 또렷한 이십 대의 그것이었다. 약간의 다크서클과 잔홍조, 카메라
플래시를 의식한 미소. 그리고, 두 시간 후. 병원에서 나와 찍힌 사진 속 그녀는, 눈가에 깊은 주름이
파이고 입꼬리는 중력에 무너져 내린, 영락없는 노인의 모습이었다.
"분명히.... 이 얼굴은 내가 아니에요."
사진을 넘길 때마다 아진은 무언가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너무 급격하게 변화한 외형.
그리고 변화를 입증할 만한 과정의 부재. CCTV에도, 차트에도, 의무기록에도 그녀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흔적을 지운 것인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기록이 없다는 건, 누군가가 없애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없었던 거겠지."
아진은 손끝으로 의뢰인이 표시해 둔 병원 구조를 다시 훑었다. 대기실, 상담실, 시술실,
그리고 원장실. 전부 일렬로 나열되어 있었다. 창문은 거의 없고, 복도는 좁고 길었다. 숨기기
쉬운 구조라는 의미다.
그날, 의뢰인은 상담 후 시술실에 들어갔고, 마취 주사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 두 시간 후,
깨어났을 때는 아무도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다. 게다가 CCTV엔 그날 그녀가 병원에 들어오는
장면조차 찍혀 있지 않았다.
'단순한 의료사고일까? 아니면... 조작된 현실?"
아진은 침대 옆 협탁에 놓인 서류철을 꺼내 병원의 과거 이력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폐업 후 다시
개업한 전적이 있었고, 과거에도 '환자 기록 누락' 논란이 있었던 병원이었다. 그러나 모두 무혐의로 종결됐고, 민원 기록은 삭제된 상태였다.
"흠... 누군가, 이 병원을 감싸고 있는 거야."
그 순간,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탐정 사무소 동료 민호였다.
- " 아진 씨, 병원 CCTV 포맷 주기가 일주일 단위야. 그런데 이상해. 의뢰인이 갔던 날
하루치만 유독 '오류'로 지워져 있대."
아진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
"하루치만?"
- "그래, 나머진 다 보존되어 있는데 그날 하루만 전산 장애로 백업 실패, 이상하지?"
"이상하네, 아니... 수상하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이건 사고가 아니라, 연출된 사건이야."
'시크릿 탐정'은 5화부터 유료 콘텐츠로 연재됩니다.
지금까지 함께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아진과 의뢰인이 마주한 진실은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기억을 잃은 얼굴, 사라진 시간, 그리고
감춰진 병원의 비밀 -
그 뒤를 함께 추적해 주실 독자님이라면,
다음 회차부터도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
더 깊어지는 미스터리, 5화에서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