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전, 사라지는 존재들
비스킷이 부서졌다.
고래밥은 멈춰 섰고, 그 앞엔 젤리 덤불 사이로 축축한 공기가 흘렀다.
통로 끝, 어둠 속엔 간식들이 웅크리고 있었다.
녹아내린 젤리, 껍질을 벗은 팝콘, 눅눅한 과자들.
모두가 말이 없었다.
그중, 눈빛만 또렷한 누군가가 둘에게 다가왔다.
사탕수수껌이었다. 오래 씹힌 흔적처럼 표면은 매끄럽지 않았고,
입가엔 미세한 굳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처음 오셨군요.”
껌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이곳은 유통기한이 끝나도 버려지지 않기 위한 마지막 장소예요.
여기선… 자신을 증명해야 살아남습니다.”
고래밥은 고개를 갸웃했다.
“증명… 이요?”
돼지바는 무언가 불길한 예감에 입을 다물었다.
껌은 땅바닥을 가리켰다.
부스러기 더미 아래, 찢긴 감자칩 포장지가 깔려 있었다.
“그 친구, 어제까지 여기 있었어요.
규칙을 어겼죠.
이곳에선, 사라진 간식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아요.”
주변 간식들은 아무 말 없이 시선을 피했다.
웃는 얼굴 아래, 공포가 가만히 웅크리고 있었다.
그 순간, 삐— 소리가 피난처 스피커를 울렸다.
『신규 입주 간식 두 명.
… 검증 절차 개시.』
문이 닫혔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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