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기억하고 있는 이름
“꿈을 꿨어.”
고래밥은 아침 햇살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바다였어. 그런데 좀 이상했어. 그 바다는… 날 몰랐어.”
돼지바는 말없이 꼬리를 흔들었다. 둘은 언제부턴가 서로의 기분을 말없이 알아챌 수 있었다.
“혹시 우리가 원래 있던 곳이 바다가 아닐까?” 고래밥이 물었다.
“넌 그럼… 회였어?” 돼지바가 킥킥 웃었다.
“뭐래!” 고래밥은 코를 찡긋하며 웃었지만, 곧 다시 눈빛이 가라앉았다.
“그 바다, 냄새가 났어. 철 냄새… 그리고 오래된 창고. 누군가 날 불렀던 기억이, 파도에 실려왔어.”
바다는 단지 물의 장소가 아니라 기억의 장소일지도 몰랐다.
고래밥은 잊고 있던 어떤 이름을 떠올릴 듯 말 듯, 가슴 어딘가가 서늘하게 저릿했다.
“한번 가보자. 그 바다로.” 돼지바가 말했다.
“어떻게?”
“걸어가면 되지. 우리, 이미 여기까지 왔잖아.”
햇살 속, 둘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다. 이건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그들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향한 길.
고래밥은 속삭이듯 말했다.
“그 바다… 날 기억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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