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바다 아래에서
고래밥은 속삭이듯 말했다.
"그 바다… 날 기억하고 있을까?"
잠잠하던 물속이, 순간 파문처럼 흔들렸다.
돼지바는 말없이 고래밥 옆에 앉았다. 바다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이상하리만치 깊었다. 잠깐, 아주 잠깐이었지만 고래밥은 느낄 수 있었다. 그도 뭔가를 떠올리고 있다는 걸.
"기억은... 남아 있어. 흐릿해질 뿐이지."
돼지바가 중얼였다. 그 말에 고래밥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동자에 스친, 아주 오래된 빛. 그건 잊힌 게 아니라 묻어둔 무언가였다.
"예전에도 여기에 왔었어, 나."
"정말?"
고래밥의 물음에 돼지바는 조용히 웃었다.
"어릴 적, 파도보다 키가 작던 시절. 이 바다가 내 울음을 삼켜줬거든."
고래밥도 따라 웃었다. 바다와 우정과, 잊고 지냈던 무언가가 그 둘 사이에 조용히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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