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 속 편지
파도는 밤의 언어로 대답했다.
모래 위를 스치던 물결이 어느 순간, 반짝이는 무언가를 남기고 사라졌다.
“저거 뭐야?”
고래밥이 먼저 달려갔다. 발끝에 닿은 건 작은 유리병이었다. 안쪽에는 종이 한 장이 바래어 접혀 있었다.
둘은 숨을 죽였다.
조심스레 마개를 열자, 비릿한 짠내가 퍼졌다.
고래밥의 손끝이 떨렸다. 마치 바다가 직접 건네는 편지라도 되는 양.
종이에는 짧은 글씨가 남아 있었다.
‘바다는 기억한다. 너희가 흘린 눈물과 웃음,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까지.’
돼지바는 말이 막혀 한동안 입술만 달싹였다.
“... 우릴 부른 거 아닐까?”
고래밥은 대답 대신, 모래 위에 글자를 그렸다.
‘응.’
파도가 금세 그것마저 삼켜 갔다. 하지만 사라진 게 아니라, 바다가 삼킨 듯했다.
둘은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오래 잊고 있던 시간이 기척 했다.
“돼지바, 넌 바다 믿어?”
“응. 너보다 조금 더.”
웃음이 터졌다. 짠내와 별빛이 섞여 허공에 번졌다.
멀리서 또 다른 빛이 일렁였다. 별빛이었을까, 아니면 진짜 바다의 눈빛이었을까.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지기 직전—
모래 위에서 또 다른 유리병이 굴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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