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가르는 손끝
그들의 손끝은 이미 심연에 삼켜지고 있었다.
계단 아래에서 치솟은 검은손이 발목을 붙잡았다. 뼈가 부서지는 듯한 압력이 두 녀석의 다리를 조였다. 돼지바는 절규하며 몸을 비틀었다.
“고래밥… 나, 더는 못 버티겠어!”
피 냄새 같은 바다내음이 코끝을 찔렀다. 숨은 점점 얕아지고, 심장은 미친 듯 두드렸다. 그러나 고래밥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돼지바의 손을 더 세게 움켜쥐며 외쳤다.
“놓지 마! 우리가 버티면, 이 길은 우리를 인정할 거야!”
빛의 문틈이 더욱 넓어졌다. 따스했던 빛은 순간 날카로운 칼날처럼 번쩍이며 계단을 베어냈다. 계단이 흔들렸고, 두 녀석의 몸은 좌우로 쏠렸다.
“인정받지 못하면?” 돼지바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그럼 우리가 만들어! 우리만의 길을!” 고래밥의 외침이 심연을 울렸다.
그러자 또 다른 속삭임이 터져 나왔다.
“둘 다는 허락되지 않는다. 하나만.”
검은손이 발목에서 종아리까지 기어올랐다. 돼지바는 이를 악물고 눈을 치켜떴다.
“고래밥… 만약 내가 떨어지면, 넌 올라가.”
고래밥은 눈이 번쩍이며 소리쳤다.
“안 돼! 너 없이 의미 없어!”
계단이 더 크게 흔들렸다. 바다는 포효했고, 빛과 어둠이 동시에 밀려왔다. 돼지바는 눈을 질끈 감았다. 손이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숨이 막혔다.
손이 흔들렸다.
끝이 다가왔다.
그 순간, 심연의 눈동자가 깜박였다. 거대한 목소리가 갈라진 계단 위를 뒤흔들었다.
“지금, 선택하라.”
두 녀석은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 돼지바의 눈에는 공포가, 고래밥의 눈에는 불굴의 결심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흔들리는 손끝은 이미 답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빛은 속삭였다. “희생만이 길을 연다.”
어둠은 중얼거렸다. “둘 다 잡아먹겠다.”
심장은 쪼개졌다. 호흡은 끊겼다.
그리고—
그 선택은, 두 녀석 중 하나의 심장을 꺾게 될 것이었다.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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