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끝내 도착했습니다.
〈칼 끝의 연심〉은 제게 하나의 여정이자 고백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끝까지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사랑이 상처와 복수를 지나 다시 ‘약속’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쓰며
저 역시 제 안의 오래된 그림자와 마주해야 했습니다.
매 화마다 댓글로 숨을 불어넣어 주신 독자님들,
조용히 읽고 마음속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
그리고 하랑과 현조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비극이 아니었습니다.
칼끝이 멈춘 자리에서, 우리는 사랑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걸 보았습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끝내 품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짜 ‘끝 이후의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랑의 마지막 목소리를 쓸 때, 제 손끝이 떨렸습니다.
그 장면을 쓰며 느낀 감정은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마치 다음 세계로 이어지는 문을 살짝 연 듯한 감각이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이제, **‘목소리의 시간’**으로 그 문 너머의 세계를 보여드리려 합니다.
400년 전 사라졌던 한 남자의 목소리가
인공지능의 파동으로 되살아나고,
그를 잊은 채 살아가던 해윤이 다시 그 소리에 이끌리게 되는 이야기.
이번엔 인간이 아니라 ‘기억’과 ‘AI’의 시선으로,
사랑이 얼마나 오래 남을 수 있는가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목소리의 시간〉은 감정과 기술의 경계에서,
‘기억은 사라져도 감정의 주파수는 남는다’는 주제로 펼쳐집니다.
하랑과 현조가 떠난 자리에서
이제 새로운 시간과 인연이 깨어납니다.
다시 한번,
오랜 시간 함께 걸어와 주신 모든 독자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 이야기를 사랑해 주신 당신 덕분에, 저는 여전히 글을 씁니다.
그건 결코 혼자가 아니었다는 증거이니까요.
다음 이야기는
〈목소리의 시간〉 – 매주 수·목 밤 8시, 당신의 기억을 두드리러 갑니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새로운 파동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