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배우는 시간
햇살이 잎사귀를 뚫고 떨어졌다.
그 빛 속에서 두꺼비가 처음으로 숨을 내쉬었다.
공기는 따뜻했고, 이슬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 두 온도가 한 몸 안에서 부딪히며, 그는 처음으로 살아 있다는 걸 느꼈다.
숲은 고요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죽은 적이 없는 세상의 심장박동 같았다.
나뭇잎이 흔들릴 때마다, 땅이 숨을 쉬는 것 같았다.
두꺼비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흙냄새가 코끝에 스며들고, 꽃의 향이 그 위를 덮었다.
그는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게 세상의 냄새구나.”
멀리서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순간 몸을 웅크렸다.
낯선 그림자 하나가 나뭇가지 위를 스쳤다.
심장이 두 번 크게 뛰었다.
하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그 떨림 속에는 두려움만이 아니라, 알 수 없는 설렘이 함께 있었다.
살아 있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진동이었다.
작은 벌레 하나가 날아들었다.
그것은 빛을 향해 움직였고, 두꺼비는 그 궤적을 따라 눈을 돌렸다.
햇살은 나뭇잎 사이로 부서지며 숲 바닥 위에 반짝이는 점들을 찍었다.
그는 그 점 위를 걸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발끝이 흙을 누를 때마다 세상이 조금 더 가까워졌다.
그는 깨달았다.
겨울을 견디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은,
이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일이라는 걸.
바람이 불었다.
잎사귀들이 파도처럼 흔들렸다.
그 사이로 새들이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로 솟구쳤다.
두꺼비는 그 장면을 숨죽여 바라보았다.
작은 세상에서 태어난 자신이
이렇게 큰 세상 속에 서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그는 바위 위로 올라섰다.
햇살이 정수리 위에 내리쬐었다.
눈이 부셨다.
그 빛 속에서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숨을 내쉬었다.
겨울의 어둠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다시 숨을 들이마셨다.
이번엔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천천히.
세상의 냄새가 폐 깊숙이 스며들었다.
그 냄새는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두꺼비는 고개를 들었다.
햇살이 부서지고, 바람이 그의 몸을 감쌌다.
그는 입을 벌리고 아주 작게 울었다.
그 울음은 숲 속을 울리고, 나무 사이를 지나,
멀리멀리 퍼져나갔다.
새가 잠에서 깨어나고, 나뭇잎이 떨렸다.
그의 울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대답이었다.
살아남은 자로서의 첫 목소리.
두꺼비는 그제야 미소처럼 입을 다물었다.
햇살은 여전히 따뜻했고, 바람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숨을 쉬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그의 첫 숨은 숲의 노래가 되었다.
그리고 그 노래는, 세상을 다시 초록으로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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