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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창업자금을 노리는 부동산(2)

당신이 성공할 자리가 아닌 계약이 될 자리를 권한다.

by 사마의

부동산 중개업자는 말 그대로 "중개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때문에 매물을 확보하고 파악하고 난 후 식당을 하기 위해서 자리를 알아보러 갔을 때 선별해서 함께 다리품을 팔면서 고생하며 소개해준다. 일반인들은 아마 부동산 사무실 사람들이 한달에 걷는 양이 얼마나 되는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이렇게 상상도 못할 정도로 걸어 다니면서 알아봐준 노력이 고맙고 감사해서 처음에 소개해준 자리로 딱 결정하면 그 후의 인생은 누구 책임일까? 장사가 안되면 부동산 사무실 직원들이 우르르 출동해서 가게 일손을 도와줄까? 절대로 그런일 없을 것이라는건 누구나가 알고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가게 자리 선택에 대한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당연히 신중하게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누구도 가릴것 없이 부동산 사무실을 방문하면 어떤 매물을 찾는지를 묻는다. 식당을 하기 위한 상가 자리를 찾고 있노라고 얘기한다면 업종을 묻든 가격을 묻든 상세 정보를 확인한 후 나온 매물이 있는 곳으로 향하게 된다. 이 때 착각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 중개업자가 내가 하고자 하는 식당 스타일에 맞는 자리를 골라서 보여줄것 이라고 믿는 것이다. 절대로 그럴일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제일 큰 이유는 그들은 식당 창업자들의 성공적인 창업과 운영을 응원하지 않는다는것이다. 오히려 망하는걸 원하는 쪽일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거래가 생겨야 수입이 생기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때문에 성공할 것 같은 자리거나 실패할 것 같은 자리거나를 애초에 생각하지 않고 거래가 이루어질 것 같은 자리를 우선적으로 보여준다. 즉, 가격이든 위치든 창업자가 원하는 유형의 자리를 소개해준다. 그들은 당신이 하려는 식당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기도 할 뿐더러 운영에 대해서는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이 알고 보고 듣고 한 딱 그정도 까지밖에 모른다. 그러므로 더더욱 "성공적인 계약 달성"에 충실하게 된다.


단순히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듯 맞는 유형의 적절한 물건이 존재한다면 좋겠지만 실제로 돌아다니다 보면 100% 마음에 드는 물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장점이 있다면 그만큼 단점도 있는 것이고 절충된 사항에 대해서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 나가는것이 맞는데 여기서 이런 당신의 판단을 흐려지게 만드는 중개업자의 개입이 시작된다.


가령 한 상가를 보러 갔다고 치자. 2층에 있고 테라스가 예쁘게 꾸며진 신축 상가다. 단점으로는 사람들 다니는 길 골목 안쪽이라 가시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그런 곳이었다. 이 곳을 보면서 혼자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길 즈음 옆에서 부동산 중개업자의 물건에 대한 전문가 스러운 브리핑과 함께 칭찬이 섞여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 건물은 최근에 지어지고 마무리 작업만 남았는데 보시다시피 깔끔해서 내부에 사장님 가게 인테리어만 예쁘게 하시면 될꺼에요~ 게다가 지금 골목 살짝 안쪽이라 아쉬우실지도 모르지만 여기가 30대 층 단체 스터디랑 모임이 많은 장소라 당장 유동인구가 보이진 않으셔도 주변에 많이 있어요. 특히 주말에는 동호회 모임같은것도 하더라구요. 네이버 카페 어디라던데 회원수가 몇만명 되더라구요? 이 앞에 유명프랜차이즈 식당 보이시죠? 이 집이 상권 형성 잘 되어있는곳만 가맹점 내 주기로 유명한 곳이잖아요~ 이 가게만 봐도 여기가 얼마나 알짜배기 상권인지 감이 오시죠?" 하는 식이다.


각 위치나 각 조건에 따라서 멘트들은 달라지고 건물주가 좋은 분이라거나 기존 사장님이 장사 잘 하시다가 집안 문제로 안타깝게 그만두게 되셨는데 이런 좋은 기회를 노리시는 다른분이 동시에 계신다며 빨리 잡아야 한다는 둥 다양한 이야기들로 현혹을 할 것이다.


실제로 얼마나 숙련된 중개업자가 실제로 있는 사실 중에서 달콤한 말들만 정제해서 얘기하느냐에 대한 차이는 있지만 저 말들에 자신이 생각하던 생각이 합쳐져 확신으로 뒤바뀌는 순간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버린다. 경쟁자가 있어서 시간이 급한 경우라면 마음이 조급해지는지 더 결정은 빨라진다. 하지만 그게 옳은 선택일지에 대해서는 장사를 시작해 봐야 알 수 있을정도로 모르는 일이다. 식당은 특정한 어느 한 가지 요소로만 승부를 보는 업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서라도 어떤 자리에서 식당을 시작할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절대 부동산 중개업자의 말만 듣고 결정을 내려서는 안된다. 그들은 창업의 길잡이가 아닌 임대차 계약을 위한 중개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듣고 중요한 내용을 장점으로 잘 잡아두고 본인이 공부하고 알아봤던 단점 또한 명확하게 해야 한다. 또한 소문에 의한 장점은 실제로 그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따로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식당을 위한 상가는 몸 뉘이고 눈 붙이고 자면 되는 원룸이 아닌 생계를 걸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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