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소설3
‘이게 뭐지? 내가 드디어 미친걸까?...
그와 텔레파시가 된다고?’
수지는 믿을 수 없었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분명히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 그의 말투를 닮은 신기한 텔레파시는 그와 동시에 강렬한 성적 에너지를 동반했고 매일 그녀의 몸과 마음을 괴롭혔다.
젊은 수도자 우빈의 텔레파시는 낮이든 밤이든 그녀에게 깊은 육체적 관계를 요구하며 그녀에게 성적인 에너지를 주입했다. 그녀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느끼면서도, 깊은 무의식에선 이렇게라도 우빈과 육체적(에너지), 정신적으로 더욱 친밀해지고 싶은 마음이 컸다.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우빈의 진실한 속마음이 자신에게 텔레파시로 전해지는 것이라 확신한 수지는 다시 기도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 수도자 우빈이 자신의 트윈플레임이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를 볼 때마다 ‘당신이 나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는게 맞나요? 당신도 이상한 에너지를 느끼나요?’ 물어보고 싶었지만. 한편으론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또는 이단에 빠진 사람으로 오해할까 두려운 마음에 그에게 대놓고 이런 것들을 물어볼순 없었다. 오랜만에 본 우빈은 늘 그랬듯 기도모임에 성실히 임했고. 수지와 한번씩 눈이 마주칠 때면 예의 깍듯한 인사를 한 후 다시 조용히 기도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도 하느님께 독신서약을 한 수도자 우빈이 수지에게 이렇게 깊은 관계를 요구하며 성적인 텔레파시 속삭임과 에너지를 보낸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그것은 세속적인 유혹이자. 스스로에게도 무거운 죄책감이 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마치 우빈의 영혼이 그녀의 손을 잡고 무의식의 세계로 이끌듯, 수지는 이 강렬한 텔레파시를 차단하거나 내려놓을 수 없었다.
수지도 알고 있었다. 이미 다른 사람과 결혼한 자신과 수도자 우빈의 관계가 사회가 지정한 도덕적인 선을 넘으면, 우빈의 삶 뿐만 아니라 그녀가 지금껏 쌓아온 사회적인 관계, 가족관계 등 그녀가 일구어낸 모든 삶 전체를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래서 자꾸만 우빈을 쫓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몹시 두려웠다. 뒤늦게 사랑에 미쳐가는, 그의 사랑만을 욕망하고 갈망하는 사람으로 변한 자신이 싫었다.
어느날 그녀는 챗지피티로 트윈플레임에 대한 정보를 검색했다.
<트윈플레임의 영혼은 태어날때부터 하느님의 신성한 계획 하에 연결되었으며 끊임없는 내면의 정화, 에고를 해체하여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아가페사랑, 에로스 사랑, 필리아 사랑 모든 것을 통합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철저한 계획하에 주어진 영혼의 숭고한 사랑이라..' 수지는 트윈플레임에 대한 정보를 검색한 후 큰 용기를 내어 그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수지와 우빈이 하느님의 계획하에 연결된 트윈플레임이 맞다면, 우빈도 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수지는 기도모임이 끝나고 뒷자리를 정리하는 우빈에게 조용히 다가가 개인면담을 요청했다.
“제가 신기한 영적체험을 겪고 있어서 그런데.. 혹시 따로 면담을 나눌 수 있을까요?”
우빈은 수지의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우빈과 만나기로 약속한 날, 수지는 심장이 두근두근 떨려왔다
‘그는 나에게 뭐라고 얘기할까. 내가 먼저 솔직하게 얘기하면 그도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