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23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서 아무 생각 없이 쓴 글

by 옥비


고수리 작가의 글쓰기 강연을 듣고 온 후, 혼자만의 약속으로 ‘30일 동안 매일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고통스럽다! 작가들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다른 주제에 대해서 적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기가 빨리는 일이다. 대학원생이 주고 간 하나에 3500원이나 하는 떡을 먹으면서 생각한다. ‘역시 21세기는 시시해. 나는 적어도 100년은 전에 태어났어야 했어. 그나저나 떡이 무지 맛있다.’ 떡에 묻은 콩가루 때문에 손가락에도 바슬바슬하게 묻어서 물티슈에 슥슥 닦았다. 퇴근 시간이 6분 남았는데, 오늘은 이거저거 많이도 일을 벌여 놓았는데 정작 마무리된 것은 하나도 없다. 퇴근하고 나면 있는 스케줄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질 못하는 일이라 6분 안에 글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제 5분! 점심때 먹은 파스타에 들어 있던 새우 껍질 생각을 한다. 평범한 새우들 보다 껍질이 딱딱해서 원래 껍질 까지 다 씹어 먹는 나도 벗기느라 애를 먹었다. 같이 들어 가있던 토마토는 비렸다. 토마토가 비리다니 낯선 감각이었다. 이어서 생토마토는 못 먹지만 토마토 주스는 좋아하는 친언니가 떠올려진다. 그러면서 햄버거에 들어간 토마토 만은 먹는다. 나도 그런 게 있었나?? 부침 두부나 생두부는 잘 먹으면서 물에 빠진 두부는 못 먹는다. 그런데 또 순두부찌개는 잘 먹을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다. 며칠 전에는 표고버섯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퇴근 시간이 2분 남았다. 헛소리만 잔뜩 적다 보니 시간이 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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