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비 Sep 01. 2021

진짜가짜 가짜진짜

13.05.21

<김승일 시인은 과자같다 괴짜라고 쓰려고 했는데 과자라고 자동고침 되었다 근데 귀여워서 놔둘 거야>


라고 트위터에 올렸는데 마음에 들어서 애인에게 보여 주었다


<“옥비씨는 진짜 과자 같아!”라는 답변이 왔다 ‘자동고침  괴짜인지 진짜 ‘진짜 과자인지 물어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진짜가짜와 가짜진짜놀이>


라고 트위터에 또 올렸다 애인은 괴짜 아니고 과자라고 답했다 “나 달콤해?”라고 물어보았는데 답변이 없다 답변이 없는 건 트위터에 올리지 않았다


트위터 계정을 다시 잠가버렸다 <나의 말 못 할 부끄러운 취미는 뉴판을 정독하는 것이고 후에 메뉴판 박물관을 만들겠다> 포부를 남겼다 누가 따라 할까 봐 계정을 잠가버렸다 무료 미니타투 이벤트를 신청해놔서 계정을 푼 것이었는데 메뉴판 박물관 아이디어를 뺏길까 봐 잠가버렸다 애인이랑 작품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도 주변을 둘러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목소리를 낮춰서 말해야 한다 인터넷이나 티브이에서 나와 야인이 말한 것과 비슷한 부류의 무엇이 나오면 나는 지하철에서 나를 쳐다봤던 그 남자나 에스컬레이터에서 애인의 뒤에 있던 여자가 엿듣고 따라 했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의심이 많다 의심이 많아서 엄마가 나의 예술에 대한 모든 것을 따라 한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예술하는 사람들만 있으면 좋겠다 라고 트윗을 작성하려다가 임시 보관함에 넣었다 예술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 보면 상처 받지 않을까 싶어서 넣었다 삭제는 하지 않고 보관만 하였다 내 트위터 임시 보관함에는 69개의 트윗들이 있다 숫자에는 의미가 없으니 넘어가자


트윗을 올린다면 누군가가 상처를 받을 것이 뻔하지만 여전히  생각을 생각이 없을 경우와 언젠가 너무나 화가 났을 때 생각 없이 작성하다가 전송 버튼을 누르기 전에 화가 누그러졌을 때 따위의 경우들로 트윗들이 쌓여있다 트위터에는 ‘실친 얼마 없다 실친은 실제 친구의 트위터식 표현이다 좋은 정보글이 되어 가고 있다 


실친이 있더라도 나처럼 헤비 트위터리안이어서 서로 어떤 말을 해도 그 사람의 본모습이라 생각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내린다  아무리 충격적인 고백을 하더라도 기억  뒤편으로 보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얼굴을 모르는 친구들도 많다 얼굴을 모르는 친구 중 하나였던 친구는 매일매일 시와 소설을 써서 올린다 한 번도 완결을 본 적이 없다 그러면서 자기는  위대한 작가가   없는지에 대해 시를  쓴다


<완성을 안 하니까 작가 하기 어렵지 미련하고 바보 같아>


라고 임시 보관함에 있다 나는 나쁜 사람이다 나는 의심이

많고 나쁜 사람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엄지”공주는 엄지 크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