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운동이든, 조금이라도 매일 하고 있다. 걷기, 달리기, 등산, 헬스, 요가, 필라테스 등 그게 무엇이든 상관하지 않는다. 시간을 정해놓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그러나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몸을 움직인다.
초반에는 너무나 힘들었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힘없는 몸이 덜렁덜렁거렸고, 금세 숨이 찼고, 땀이 줄줄 났다. 욕심을 부려 조금 과하게 몸을 움직인 다음날은 여지없이 온몸이 여기저기 쑤셨다. 그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운동량을 조금씩 늘려가며 몸을 움직이고 있다.
이왕이면 뭘 좀 알고 하고 싶어서 책도 이것저것 찾아 읽었다. 요가, 건강, 해부학 같은 것들 말이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처음에야 모든 것이 새롭지만, 운동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같은 동작을 반복하거나 그 동작에서 조금 변형된 심화단계로 가는 정도임을 알게 된다. 별다른 새로움은 없다. 다만, 열심히 하다 보면 조금 더 '제대로'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바른 자세'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가능하면 조금 더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즉, 한 곳에만 힘이 치우치지 않고 온 몸에 골고루 힘이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특히 요가 같은 경우(요가도 여러 종류가 있어서, 특히 요즘에는 속도감 있게 빠르게 진행되는 요가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한 자세를 제대로 만들어서 집중해서 버티는 그 시간을 선호한다) 30초 동안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정적이지만, 사실은 매우 역동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30초 동안 두 손을 하늘로 올리거나 두 다리로 땅을 지탱하는 것만으로도 몸은 수 없이 움직이고 있다. 몸의 중심이 오른쪽에 치우쳤다가 왼쪽으로 치우쳤다가를 반복하기도 하고, 종아리에 힘을 더 주기도 했다가, 허벅지에 힘을 더 주기도 한다. 그러는 중에 허리를 조금 더 꼿꼿이 세워보기도 하고 가슴을 조금 더 활짝 열어보기도 하며 자신의 자세를 머릿속으로 그려보아야 한다.
수많은 몸의 변화와 움직임을 관찰하고 조절해야 균형이 유지된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손가락, 발가락도 잠시 꼼지락 해보고, 숨의 들숨 날숨을 통해 배를 더 납작하게 끌어당겨보기도 한다. 이 30초는 매우 바쁜 30초여서, 딴생각을 할 수가 없고 온전히 내 몸에만 집중하게 된다.
요가 선생님은 늘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몸에 집중해보세요."
이러한 끝없는 몸의 움직임이 호흡과 만나며 30초를 버티는 동안 몸은 '바른 자세'로의 균형을 이루어낸다. 척추를 곧게 하고, 어깨를 끌어내리고, 턱을 약간 당긴 상태에서 배에도 어느 정도 힘을 주며 동작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다 보면 '바른 자세'가 무엇인지를 몸으로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짧다면 짧은 이 30초의 시간 동안 내 몸의 구석구석을 다 의식하게 된다. 지금 어느 부분에 힘이 들어가는지, 특정 자세를 했을 때 유독 아픈 곳이 있는지와 같은 것들을 하나씩 관찰하며 기억해두었다가, 다음날 몸을 움직일 때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살펴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면서, 평상시의 내 생활에서도 내 몸을 조금씩 의식하게 되었다. 걸어갈 때,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밥을 먹을 때, 누웠을 때 내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게 된다. 마치 제3자의 시선으로 보는 것처럼 말이다.
평상시의 내 모습을 관찰해보니, 내가 나도 모르는 자세로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리를 꼰다든지, 손으로 턱을 괸다든지 하는 것들 말이다. 내가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도,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다리가 꼬여있었고, 팔꿈치를 테이블에 기대고 턱을 내밀고 있었다. 그 자세로 있은지 얼마나 되었는지도 모를 만큼, 나는 내가 어떤 자세로 앉아있었는지 관심이 없었다.
이제는 그걸 하나씩 의식하며 잡아내고 있다. 현재 나의 상태가 어떤지를 알아야, 바른 자세를 만들 수 있으니. 기본적인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시시각각 변하려고 하는 나의 몸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나도 모르게 어깨를 웅크리는 것, 가방을 한쪽으로만 메는 것, 짝다리로 서있는 것 등을 계속해서 경계한다.
몸을 움직이며 의식하는 것처럼 마음도 관찰해야 한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 마음은커녕 내 마음도 모르고 사는 때가 많은 것 같다. 내 마음이지만 나도 모르게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이 변하고, 끊임없이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그래서 분명히 생각했던 것 같은데 생각이 나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무슨 생각을 하긴 했었나 싶을 정도로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
마음에도 '바른 자세'가 있다. 우울하고 부정적인 마음, 다른 사람을 습관적으로 비난하는 마음은 바른 자세가 아니다. <아름다운 가치사전 2>이라는 책에서는 바른 마음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바른 마음이란, 남들이 다 해도 옳지 않은 것은 따라 하지 않는 것. 자기보다 힘이 약한 사람을 함부로 하지 않는 것. 용기를 내는 것.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 것. 바른 태도와 자세로 나타나는 것.
바른 자세를 갖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나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 내 기분이 어떤 기분인지를 스스로가 정확히 알고, 지금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무슨 생각인지를 잡아내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그냥 스쳐 지나쳐 보내지 말고, 하나씩 잡아내는 것이다.
느닷없이 부정적인 생각이 떠올랐다면, 그걸 먼저 인식하고, 그게 왜 떠올랐는지를 고민해보아야 한다. 갑작스레 우울한 감정이 솟구쳤다면,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그 느낌과 생각이 '바른 자세'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도움이 안 되는 것인지는 그 후에 자연스럽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