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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대로 삶 Oct 07. 2023

시댁환장곡-13화 책과 부록

50되기 365일전, 7남매 막내며느리의 시댁과 제사와 명절이야기

시댁환장곡 13화 책과 부록

50되기 365일전, 7남매 막내며느리의 시댁과 제사와 명절이야기 


13화 책과 부록


결혼이 서점에서 자기가 관심 가는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선택하는 과정과 비교한다면 추석과 설은 결혼이라는 책을 샀을 때 딸려오는 부록 같은 것이다. 책을 살 때 책 자체의 내용과 가치만을 생각하고 사지 부록까지 확인하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 부록이 좋아하는 아이돌 브로마이드 같은 것도 있고, 아주 먼 옛날 레이디경향 신년호를 사면 가계부를 부록으로 주는 경우는 특별한  예일 것이다. 


결혼과 함께 추석과 명절은 즐거움과 공돈이 생기는 횡재하는 날에서 부담스러운 의무와 무거운 책임으로 바뀐다. 참으로 드라마틱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부록이 원래 책의 가치보다 우선되고 압도할 때 우리는 사기 당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부록은 부록으로 본 책에 구성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줄 때 의미 있어지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부록이 본 책보다 더 의미 있고 풍부해지면 본 책의 가치는 떨어지고 쓸모없어진다. 그리고 부록이 본 책과 아무 상관없이 뜬금없이 딸려 있다면 재활용 종이상자행이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즐겁게 최선을 다하자는 주의다. 하지만 최선과 성실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리고 변수와 수많은 변화구가 난무하는 현실에 조금은 지친다. 지친다는 표현을 썼지만, 물음표와 느낌표가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왜? 이게 맞아? 언제까지? 무슨 의미로? 형식만 남은 껍데기 아닌가? 인제 그만하고 싶다! 등등 끝이 없다. 그런데도 최선을 다하고 비록 마음과 다른 AI 같을지라도 미소와 유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곧 지쳐 나가떨어지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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