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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대로 삶 Oct 13. 2023

시댁환장곡-15화 며느리 삼각구도

50되기 365일전, 7남매 막내며느리의 시댁과 제사와 명절이야기

시댁환장곡 15화 며느리 삼각구도

50되기 365일전, 7남매 막내며느리의 시댁과 제사와 명절이야기 


15화 며느리 삼각구도


며느리가 한 명 이상이면 시댁의 일은 경영학의 게임이론 하나인 ‘제로섬’으로 설명된다. 즉 한쪽의 이득과 다른 쪽의 손실을 더하면 제로(0)가 되는 게임의 원칙이 정확하게 며느리들의 관계에서 구현된다. 누군가 편안하면 누군가 고생하게 된다. 누군가 쉬면 누군가는 일해야 한다. 며느리 간 공통 이익이 존재하기가 쉽지가 않다. 원초적으로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고 항상 억울한 사람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둘이 아닌 셋인 며느리에서는 특히나 힘의 균형 관계가 중요하다. 약한 존재라도 두 명이 단합하면 나머지 한 명은 고립될 수 밖에 없는 삼각 구도는 태생적으로 갈등에 취약하다. 적당한 각을 세우며 비슷한 거리로 떨어져 있어야 삼각형이 유지된다는 사실은 수학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배려하고 양보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배려와 양보는 삼각형의 각을 둔하게 만들고 궁극에 있어서는 서로가 각을 세울 필요가 없는 관계 즉 원과 가까워지게 만든다. 물론 원에 도달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설명이 되는 것에 불과하고, 희망상황으로 끝날 뿐이며, 동화책에서나 구현되는 비현실적이고 판타지이다.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배려와 양보만이 정답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며느리가 셋이어서 삼각형을 유지하기 보다는 때때로 상황에 맞게 하나의 점이나, 두 개의 점이 연결된 선 그리고 삼각형, 원, 사각형 등으로 자유자재로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여기서 한 점은 며느리 한명, 선은 며느리 두 명, 삼각형은 세 며느리를 지칭하고 사각형은 아들과 딸이 동참하는 것이고 원은 자유 그 자체라서 상상에 맡긴다. 이런 생각을 할 만큼 배짱이 커졌거나 생각이 많이 유연해진 것도 사실이다. 내 편 없이 혼자 남겨진다는 것이 고립이라기보다 독립이라고 느껴지기에 두렵지도 않다. 


아무튼, 참 많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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