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_340일전
제목: 처음과 끝
드디어,
전시가 끝났다.
정말이지
변명이 아니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징글징글하게 힘들었다.
힘들 때,
힘들어 보이는 상대방이 솔직하게 말하는 ‘힘들다’라는 말도 듣기 싫을 때 있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는 말은 정말 하기 싫었는지 모른다.
그래도 오늘은 해도 된다고 나에게 여유를 선물하고 싶다.
5월 ‘이사와 전시’ 동시 진행
힘듦은 기본값이고, 고민과 고통은 최댓값을 찍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수시로 타협하고 잘하는 방법보다 쉬운 방법을 찾으려는 고민이 많았다.
작업 과정에서 오는 위로와 평안을 누리지 못했다.
오로지 목표는 잘하는 것이 아닌 포기하지 않는 것에 두었다.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며 지냈던 시간이었다.
전시장에 작품을 걸고, 다시 작품을 철거하면서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전시장의 작품은 과정과 사연은 알지 못한 채, 내 이름이 찍힌 작품 그 자체로 판단되고,
평가받는다. 그것이 아쉽고 억울할 때도 있지만 원래 그런 것이다.
그래서 즐기지 못하면 오래 할 수 없고,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힘들었지만,
아쉬웠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다면 그냥 하자는 결심으로 버텼던 거 같다.
시간은 흐를 테니까.
첫날, 작품을 설치하려고 들어섰던 날 찍었던 전시장 전경 사진과
마지막 날, 작품을 철수하고 찍었던 전시장 사진이 똑같다.
사진만으로 처음인지 마지막인지 알 수 없다.
나는 안다.
처음과 끝을 말이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무엇을 채우고 다시 비운다.
우리 삶처럼,
나처럼.
힘들었지만, 해보지 않았다면 모를 것들이 생겼다.
아쉬웠지만, 작품이 전시되면서 생성되는 새로운 에너지를 경험했다.
오늘의 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