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30-힐링이 필요해-해남황죽 길고양이

by 제대로 삶


사진일기30-힐링이 필요해-2021.6.10


어느새 목요일이다. 이번주가 종강인데 제출해야하는 과제가 2개이다.

평일 월, 화, 수에는 각종 줌으로 모임과 세미나 때문에 퇴근 후 과제는 힘들다.

마음은 저녁 늦게 라고 마음먹고 시작해야지 하면서도 자꾸 딴짓을 한다.

아이들이 시험이 내일인데 책상에 앉아 딴짓하고 있으면 진짜 이해가 안됐는데 내가 막상 경험해보니

딴짓하는 이유가 다 있었던 것이다. 집중이 안되고 머리속이 복잡해서 그랬던 거 같다.

그냥 좀 머리를 단순하게 하고 싶은 마음에 핸드폰 사진을 들여다본다.


한달여전에 시댁 해남에 다녀왔던 사진을 하나씩 넘겨본다. 집으로 향하는 길, 냇가, 팽나무

사진으로는 너무 목가적이고 평화롭다.

마늘밭에 다녀왔다가 저녁에는 마당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을 거라 여유가 있어

딸과 어두워지기전에 저수지 산책을 나서는 길에 마을 길고양이를 만났다.

지나고 나면 모두 즐거운 한때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과제로 일하면서 마음 무겁고, 놀면서 마음 불안했던 이번주도

졸업하고 나면 행복했던 시기로 기억할 것이다.


솔직히 나이먹어서 일하면서 공부까지 하려면 일단 가족 모두 건강해야 하고

남편이 일 저지르지 않아야 하고, 자식들이 속 썩이면 그 공부는 제대로 하기 글러먹는다.

집안일 쌓아놓은 채 돈도 안되는 자기 만족의 공부를 하는 아내에게 군소리 안하는 남편

코로나로 면회한번 못하고 곧 제대를 할 거 같은 아들, 격주로 등교하는 고등학생 딸은

생각만큼 까탈스럽지 않게 사춘기를 흘려보내고 있다.


종강이 2주 남짓 남았을 무렵 몸은 피곤하고 마음만큼 잘 되지 않는 과제생각에

지치고 우울도 해서 어딘가 모르게 날이 서있었고 무심하게 일상을 보냈다.

힘들다고 힐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고마움으로 마친다.

이런 것이 글쓰기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까지 온건 모두 내 주변 사람들이 말없이 자기 몫을 다했기 때문에

공부라는 사치를 누린것을 다시 깨닫는다.

그리 생각하니 힘들 것도 없고 오히려 감사함이 넘칠수도 있다는 생각에까지 이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독서일기10-북리뷰-서트푸드 다이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