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36_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의 아침_2021.6

by 제대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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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_사진일기36_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의 아침_2021.6.30

아침 일찍 일어나 또 하루를 시작한다.

양손 머리 위로 올려 쭉 기지개를 켜면서 화장실로 향한다.

매일 아침 화장실 거울을 보며 ‘오늘이 내 인생에 제일 늙어 보인다.’ 혼잣말한다.

세월을 이기는 것이 있을까?

스스로 질문도 하고 늙어간다는 것은 점점 거울을 멀리하는 건 아닐까 엉뚱한 대답도 한다.

칫솔에 치약 올려 부엌 작은 창 너머 보이는 아침 해에 눈을 고정하며 열심히 양치질을 하며

무언가에 눈이 고정된다.

창밖 난간에 작은 벌레 하나가 보인다.

어느새 아침 해는 잊고 눈앞의 아주 작은 벌레에 시선이 간다.

24층 난간 위에 올라와 앉아 있을 수 있는 건 날개가 있어서일 것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처럼 나는 난간 끝에 있는 벌레가 위태위태해 보였다.

힘든 비행 끝에 잠시 이곳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걸까?

벌레가 새처럼 높이도 올라와 있는 것이 신기하다.

벌레도 이리 높이 날아다니나? 궁금도 하다.

내가 못 보아서 그렇지 매일 아침 이곳 난간에서 쉬었다 간 것인가?

눈앞에 보이는 벌레를 두고 별의별 생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에 반해 벌레는 태연히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아무 생각이 없을 수도 있고 생각이 있다 한들 나는 그것을 읽을 능력이 없다는 사실도 안다.

오늘 아침 벌레를 보며 하는 생각과 짐작은 모두 인간의 관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벌레에 대한 모든 생각을 내 경험으로 판단했고 내 마음대로 생각했다.

저 벌레가 무슨 벌레인지 이름도 모르면서 단지 무당벌레랑 비슷하다는 사실 하나만 아는 내가 별의별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며 모든 관계라는 것이 이렇게 내 경험과 생각을 뛰어넘기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란 존재는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지가 않을까?

안다고 해도 그건 자신의 착각이 아닐까?

이해한다는 말은 자신의 경험에 나름의 결론이 아닐까?

우린 관계 속에서 이해를 구하지만 끊임없는 오해를 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사 갈등과 분쟁의 원인을 여기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저 벌레도 나를 알 수 없듯이 내가 저 벌레를 어찌 알 수 있을까? 싶다.

우리는 이해보다 오해하기 쉬운 존재이며, 상대방을 알기보다 모른 체 만남이 계속될 수도 있고

사랑과 미움의 구별도 안 되면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살고 있을 수 있다.

모든 만남은 오늘 아침 내가 벌레를 맞닥트린 것처럼 우연히 마주하는 거로 느껴진다.

우리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에 대한 대답은 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만남을 계속 이어가는 이유는 이야기할 수 있지만

모든 만남의 처음은 우연적인 요소가 어느 정도 들어가 있는 것 같이 느껴지니 말이다.

신비하게 느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내 눈앞에 있는 벌레를 지극히 나의 관점으로만 생각하고 판단한다.

매일 같은 하루, 다를 것도 없을 하루에

무당벌레 닮은 날개를 숨긴 벌레를 만난 오늘 아침

내 방식과 관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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