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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블 May 03. 2021

아침에 먹으면 좋은 음식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이제 겨우 출근을 했을 뿐인데 배고플 때가 많다.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커피로 수혈을 하면 오히려 빈 속만 쓰리다.


시간도 없고, 입맛도 없고. 요즘에는 간헐적 단식을 한다고 아침을 거르는 사람이 많은데 아침을 거르면 저녁부터 그 다음날 점심까지의 공복기간이 길어서 신진대사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포도당은 12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소모돼 저녁을 오후 8시에 먹었다고 하더라도 다음날 오전 8시면 포도당이 떨어지는 셈이다. 포도당은 대뇌활동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 회의나 업무 집중도가 필요한 직장인들도 아침식사는 간단하게라도 먹는 것이 좋다. 


예전에는 출근 준비를 핑계로 최대한 칼이나 도마를 쓰지 않는 음식 위주로 먹었다. 최근엔 재택근무가 늘어나 여유가 있는데도 아침은 왠지 간단하게 먹을 때가 많다.

포비의 플레인 베이글과 무화과 스프레드

* 토스트와 내 입에 맞는 스프레드


할 일은 태산이지만 점심시간은 한참 멀었고, 당장 탄수화물이 필요할 때 자주 먹는 음식이다. 옆에 커피까지 있으니 금상첨화다.


갓 구운 식빵이 가장 좋겠지만 주로 전날, 혹은 며칠 전 사놓은 빵을 토스트기에 구워 먹다보니 비싸고 맛있는 베이커리의 식빵에게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크다. 집 앞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에서 4장 들어있는 1인용 식빵을 사는 편이다.


대신 스프레드는 그날 기분이나 요즘 유행하는 걸 골라 먹는다. 최근에는 마켓컬리에서 파는 무화과 스프레드와 복음자리 밀크스프레드에 빠졌다. 적당히 달달하고 꾸덕한 게 커피 한잔과 같이 먹으면 점심까지 든든하다.


예전에는 딸기잼에 크림치즈를 바르거나 계란프라이 반숙에 아보카도를 스프레드처럼 발라 곁들였다. 블루베리나 딸기를 싸게 팔면 가끔씩 콩포트를 만들어 크림치즈와 섞어먹기도 했다. 콩포트는 잼보다 만들기도 간단하고 과육도 씹혀 맛이 더 좋다. 설탕이 적게 들어가고 과육이 살아있는 만큼 보관기일이 길지 않아 2~3번 먹을 양만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요즘 슈퍼너츠의 피넛버터 크런치 스무스가 인기라고 해서 구입해봤는데 메마른 아침에 먹기엔 뻑뻑한 질감이었다.


* 요거트와 제철과일


과일을 가장 쉽고 확실하게 먹는 방법은 요거트에 몇 알 얹어 먹는 것이다.


요즘 같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 때는 특히 과일 섭취가 중요하다. 제철음식을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부족한 비타민군을 채울 수 있다. 게다가 과일은 수분함량이 많고 포만감을 줄 수 있다. 다이어터에게 당분이 많은 과일이 금기시되지만 이는 과일을 지나치게 많이 먹었을 때 해당되는 말이지 요거트에 서너알을 얹는다고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일은 주로 베리류를 올린다. 바나나나 키위를 올릴 때도 있다. 과일을 사놓고 시기를 놓쳐버릴 때가 많아 망고나 믹스베리 같은 냉동과일을 올리기도 한다.


과일이 부족하거나 없을 때는 그래놀라, 견과류도 함께 올린다. 그래놀라는 자주 먹는 편이 아니라 조금 비싸더라도 작은 용량을 산다. 싸다고 대용량을 덥석 샀다가 눅눅해지고 처치곤란이 된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먹기 좋은 만큼만 자주 사는 쪽을 택했다.


견과류는 호두, 아몬드, 건포도와 브라질너트, 코코넛 등이 함께 들어있는 하루견과를 한봉지 털어 넣는다. 그때그때 사는 제품은 다른데 뭘 골라도 크게 실패하는 일이 없어 떨어져 갈 때쯤 눈에 띄는 제품으로 고르게 된다. 가끔은 시리얼바를 손으로 4~5등분 나눠 절반 정도 함께 먹는다.


요거트는 1회분으로 소포장된 그릭요거트를 자주 선택한다. 대용량은 덜어먹으면 그만이지만 이마저도 귀찮은 경우가 많아 유통기한 내에 먹기가 쉽지 않다. 꾸덕꾸덕한 그릭요거트가 내 입맛에는 더 맞아 조금 비싸더라도 찾고 있다.


요즘 유튜브나 블로그를 보면 요거트를 만들어 드시는 분도 적지 않다. 우유와 불가리스를 넣고 몇 시간 두면 요거트가 되는 간단한 레시피다. 내 입에 맞는 질감과 맛으로 적당량을 만들 수도 있고 집에서 만드는 거라 쓸데없는 첨가물도 안 들어가는데 그 쉬운 일에 왠지 손이 가지 않아 아직 도전해보진 못했다. 

오이, 토마토, 계란을 잘라 랜치드레싱과 버무린 샐러드.

* 샐러드


샐러드도 간단하게 먹기 좋은 아침 메뉴다. 샐러드는 만들어만 놓으면 먹기도 간단하고 점심이나 저녁에 잘 챙겨먹기 힘든 채소를 먹을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


샐러드 종류는 그날 냉장고 상태에 따라 다르다. 여름에는 토마토, 오이, 자두 같은 걸 넣고 가볍게 섞어 먹기도 하고 맛있는 모차렐라치즈나 부라타치즈가 있으면 채소 조금과 함께 그대로 담아내기도 한다. 두부나 버섯, 아스파라거스가 보이면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구운채소 샐러드를 만든다.


막상 샐러드를 먹으려고 할 때 원재료가 그대로 냉장고에 있으면 괜히 외면하게 되어 시간이 있을 때 채소만 신경 써서 다듬어놓는 편이다.


오이는 가운데 수분이 많은 부분은 덜어내고 한입 크기로 잘라 반찬통에 넣어둔다. 계란도 서너개씩 삶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한개씩 꺼내 먹는다. 토마토나 딸기도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도록 소량씩 담아둔다.


여기에 어린잎이나 루꼴라, 양상추 등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넣고 섞으면 완성이다. 채소는 다듬는 시간도 귀찮아서 주로 잘려 나온 걸 씻고 바로 드레싱 조금과 섞어 먹는다.


시간이 있다면 고기나 새우를 넣기도 하고 고구마를 추가해 배를 든든하게 한다.

* 누룽지


어렸을 땐 주말마다 엄마가 식은 밥으로 누룽지를 만들어주셨다. 엄마가 잡곡밥을 주로 해줬기 때문에 누룽지도 현미, 흑미, 조가 섞여 있었다. 어릴 때는 흰밥이 최고인 줄 알고 잡곡누룽지는 쳐다도 안 봤다.


나와 살다보니 요즘처럼 엄마 누룽지가 생각날 때가 없다. 내 돈을 주고 사먹자니 괜히 아깝고 그렇다고 내가 하자니 햇반을 먹는 탓에 식은 밥이 없다. 그렇다고 햇반으로 누룽지를 만들 수도 없고.


누룽지를 끓이면 할 때마다 한 솥이 되고 만다. 처음 넣을 때만 하더라도 적은 것 같아서 한두줌을 더 넣다보면 삼일치 식량이 된다. 한봉지씩 소포장된 것도 먹어봤는데 쓰레기가 은근 신경 쓰여서 요즘엔 집에 두고 안 쓰는 에스프레소 잔을 1인분으로 맞춰놓고 쓰고 있다.


누룽지는 제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5~7분 끓이면 적당히 퍼진 누룽지가 된다. 씻고 나와서 가스렌지에 누룽지를 올리고 간단한 화장과 옷을 입고 나면 완성되는 시간이다. 김치 몇점만 있으면 든든한 한끼가 된다.


* 양배추찜, 다시마쌈


아침에 밥을 먹을 때 가장 고민되는 게 반찬이다. 김치만 먹자니 지겹고, 다른 걸 곁들이자니 귀찮다. 이때 좋은 메뉴가 쌈이다. 소화가 잘 되게 돕는 양배추와 피가 맑아지는 다시마쌈은 전날 미리 준비해두면 아침에 간단히 꺼내 먹기만 하면 된다. 양배추는 한입 크기로 잘라 전자렌지에 3분 정도 돌려주면 완성된다. 다시마는 1시간 이상 물에 담가놓고 짠기를 빼준다.


여기에 견과류를 잘게 다져넣은 쌈장만 있어도 맛있는 한끼가 완성된다. 사치를 부리고 싶을 때는 고등어나 꽁치도 곁들인다. 오피스텔이다보니 환풍기를 틀어놓고 요리를 해도 내가 원하는 만큼 환기가 되지 않아 생선류를 준비할 때는 가스렌지보다 전자렌지나 에어프라이어를 택한다. 요즘은 손질된 생선을 렌지에 돌리기만 하면 그럴싸한 생선구이가 완성되기 때문에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 한컵수프


집에서 아침을 챙겨 먹지 못할 때는 간단한 요깃거리를 챙겨 출근한다. 한컵수프는 컵에 가루와 뜨거운 물만 부으면 수프가 간단하게 완성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회사 근처 베이커리에서 사온 빵도 곁들인다.


* 순두부죽


죽은 간단하게 먹기는 좋은 음식이지만, 야채를 다지는 것부터 시작해서 은근 손이 많이 간다. 인터넷이나 TV에 나오는 그대로 만들면 맛이 뭔가 빈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만들자니 죽 외에도 내 배를 채워줄 맛있는 음식이 많다.


나는 전날 먹고 남은 찌개가 있으면 다음날 아침에 죽을 만드는 편이다. 찌개를 다시 끓여먹어도 그만이지만 국물을 넣고 자작하게 만들면 어제의 그 맛이 안 나고 싱거워지기 때문에 아예 새로운 음식(?!)을 만든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김치찌개에 밥만 반공기 정도 넣어 약불에 자글자글 끓이면 끝이다. 양이 부족하다 싶으면 찌개에 따라 계란을 하나 풀거나 부추, 콩나물 같은 채소만 조금 더 넣어준다. 찌개 자체에 간이 돼 있기 때문에 싱거울 일은 없지만 맛이 아쉽다면 버섯가루나 멸치가루 같은 천연조미료를 조금 친다.


완성된 죽은 적당히 국물을 머금어 술술 잘 넘어가고 내 몸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딱히 반찬도 필요하지 않고, 만드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아 아침 식사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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