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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블 Jun 01. 2021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은 내가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된 걸 알기 때문에 때때로 “오늘은 몇 시에 일어났니?”를 안부처럼 물어보곤 한다. 별생각 없이 시간을 말해주곤 했는데 어느 순간 일어나는 시간이 빨라진다는 걸 느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네다섯시 즈음에 일어나는 게 보통인데 세시, 두시, 한시로 빨라졌다. 우스갯소리로 “미라클자정을 시작했다”고 넘겼지만,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었다.


수면시간 자체가 줄어든 건 아니었다. 한시에 일어나는 날이 길어지면서 초저녁만 돼도 눈이 감기기 시작해서 자는 시간은 평균 6~7시간을 유지했다.


다른 일로 병원에 갔다가 의사선생님이 검진을 위해 요즘 특별히 잠을 더 자거나, 못 자는지 물었다. 나는 얼른 요즘 한두시면 깬다고 했다. 놀란 의사선생님이 취침시간을 물어 저녁 7~8시라고 했더니, 잘 만큼 자서 깨는 거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의사선생님은 ‘쿨하게’ 말했지만 나 스스로는 몸이 전과 다르게 무거워지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오래 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푹 잔 것도 아니니 수면장애까진 아니더라도 수면의 질이 많이 떨어진 것이다.


평소처럼 일어나면 한두시간 정도 내 시간을 갖고 출근준비를 했는데 특별한 이유도 없이 너무 일찍 일어나다보니 4~5시가 되면 슬슬 졸리기 시작했다. 여유가 있다고 그 시간에 다시 잠들어버리면 정작 일어나야 할 시간에는 더 피곤해진다.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 자는 시간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깊은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뭐가 이유인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코로나 영향이 적지 않은 것 같았다. 저녁약속이 거의 없어지고, 재택을 하게 되면서 저녁 6시 이후로 특별히 할 일이 없어진 탓 같았다. 일이 끝나면 거의 동시에 저녁 준비를 했고, 8시 뉴스가 시작하기 전에 침대에 누웠다.


밖에 나갈 일 자체가 줄어드니 햇빛을 쬐는 시간도 크게 줄었다. 간단한 산책 대신 집에서 홈트를 했고, 약속이 사라지면서 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때우는 경우가 많았다. 쇼핑도 직접 백화점이나 마트를 가는 대신 인터넷을 이용했다.


더 문제는 잠에서 깬 뒤다. 곧바로 다시 자면 잠이 들 것도 같은데 그때부터 밤에 온 메신저나 뉴스, 유튜브를 조금 보고 나면 잠은 금방 달아난다. 뒤늦게 핸드폰을 닫아도 늦었다. 그땐 이미 누워도 잠이 오지 않을 때다.


핸드폰에 있는 밝은 불빛은 눈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잠이 들지 않게 하는 환경을 만든다. 블루라이트 자극이 있으면 밤에도 뇌가 낮으로 착각해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의학계에서는 잠자기 최소 3시간 전부터 스마트폰 자제를 권고하지만, 나부터 행동하기 쉽지 않다.


그래도 요즘엔 자기 직전까지 유튜브를 보는 건 많이 줄이고 있다. 대신 수면등을 은은하게 켜놓고 책을 몇 페이지라도 읽으려고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자기 직전의 책은 수면제가 따로 없다.


자기 직전 과식하는 행동도 삼간다. 야식을 즐기기 전 잠들기 때문에 주로 수면장애는 과식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저녁 자체를 과하게 먹는 건 아니지만 저녁시간과 자는 시간 간의 간격이 짧아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침대에 눕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저녁을 안 먹자니 배가 고프고, 먹자니 소화가 다 되기 전 잠이 쏟아진다. 그래서 저녁은 최대한 가볍게 먹거나 오후 4~5시에 간식 겸 저녁으로 일찍 먹으려고 한다.


족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해서 족욕기를 들여놨는데 몇 번 사용하진 못했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데려왔더니 물을 담고 빼는 과정이 불편해 손이 잘 안 간다.


대신 아로마오일이나 룸스프레이를 사용한다. 수면 10분 전, 아로마오일을 2~3방울 떨어뜨린 손수건을 머리맡에 두면 근육이 이완돼서 좋다. 라벤더나 카모마일 오일이 신경을 안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어 수면에 특히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가습기 안에 두어방울 넣어두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룸스프레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집에 두고 자주 사용하는 제품은 이솝의 ‘올루스 아로마틱 룸 스프레이’와 록시땅의 ‘코쿤 드 세레니떼 릴랙싱 필로우 미스트’다. 주로 이솝 제품은 방 전체나 커튼에, 록시땅은 자기 전 베개나 이불에 뿌려준다. 제품 안에 함유된 에센셜 오일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노력 덕분인지 잠 자체는 푹 자는 것 같다. 밸런스 맞추는 게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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