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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싸맨 Dec 03. 2020

수능이 전부였던 고3 여러분들이 꼭 알아야 할 '이것'

(수능을 위해 달려왔고, 수능을 마치고 여러 감정 속에서 홀가분함과 힘듦을 같이 느끼고 있을 여러분을 위해 편지 낭독 형태로 마음을 전합니다)



안녕? 먼지 같은 브런치 작가,

봉드림(사람들은 '인싸맨'이라 많이 불러) 삼촌이야.


수능 보느라 정말 고생 많았지?


올해 마스크 끼며 정말 역대급의 고3 수험생으로서 어려운 시간 겪었을 거야.

너무너무 고생 많았어.

그래도 나중에 너희들이 늙고 자식들이 생기면 할 타이틀은 확보한 거야.


아빠(엄마)는 코로나 19로
당시 가장 힘든 도전을 겪었더랬지.
라떼는 말이야....

수능을 잘 보던 못 보든 간에 말이지.



시험장을 나오면서 대략 드는 느낌이 점수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더라고.

그 느낌이 예상답안 채점하고 점수를 매겨가며 느끼는 그때의 감정과 거의 비슷할 거야.


환호.

좌절.

(소위 '찍기 신공'이 터졌을 때의) 쾌감.

(아리송해서 고민 고민하다 선택했는데 틀렸을 때의) 후회.


이 모든 것들이 더해져 하나의 '총점'이 되면 이 점수가 내가 지금껏 10대의 모든 시절을 바친 결과처럼 느껴지기도 할 거야.


"나 떨고 있니" - 펜


물론 지금은 수능이 전부인 때이기 때문에 어떤 말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런데 말이 G.


너무 결과 하나만 보고 절대적으로 너의 지나온 과정을 평가해버리지는 말아야 해.

수능을 잘 보았던, 못 보았든 간에.



수능이 고등학교 공부의 결과를 판가름하는 날?

NoNo.


내년이면 시작되는 여러분들의 Phase 2,

성인 무대의 데뷔전을 치렀다고 생각하자.

과거형으로 생각한다고 달라지는 게 뭐 있겠니. 후회와 자책만 쌓일 뿐.

과거형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생각이 너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거야.



그리고 솔직히,

공부 방법이나 학습능력, 내신 성적 이런 것들이 모두 다 다르긴 했더라도

너 오늘 수능 시험 때 집중했잖아. 그렇지?

오늘 시험을 보며 이미 너 자신에게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은 한 상태이잖아. 그렇지?



그럼 된 거야.

결과는 중요하지 않아.

정말 그거면 돼.


방문 잠그고 이불속에 들어가서 그 문제, 지금까지의 과정 곱씹으며 자책해봐라. 뭐가 달라지나.

돌아오지 않는 과거 때문에 지금 문 밖에서 부모님께서 안절부절못하시고 계시면 안 되는 거잖아. 그렇지?



너를 둘러싼 속박은 결국 네가 풀 수 있어. 생각보다 쉬워. 너의 생각을 바꾸면 돼.


지금은 수능이 전부인 것 같지?

(미래에서 온) 삼촌이 이야기할게.

더도 말고 딱 10년만 지나도 그렇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음.. 5년은 좀 애매할 수 있어.

대학교에 가서 내가 그때 더 공부할걸~~ 하면서 여전히 프로자책러가 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

취직을 해야 하는데 이력서를 쓸 때 '부들부들'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


재수?

직장 들어가면 "왜 재수했어요?"

이 따위 질문 웬만해서는 안 나온다.


만약에 이런 쪽으로만 물어보는 회사가 있다? 가지 마.

당장 대학 생활에서는 1년 차이가 엄청 커 보이겠지만 사회 나와보면 이건 껌도 아닌 거야. 정말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부딪혀보면

수능 점수는 서로 물어보지도 않고,

서류로 제출하지도 않을뿐더러,

너도 아마 몇 점이었는지 잊을거야.


수능 점수로만 평가받기엔 

이미 그 때가 되면 너를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무한대로 확장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또, 약간 딱딱하게 이야기하면 앞으로는 출신 대학보다는 온택트 x스마트 시대에서 네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한 시대가 될 거야. Value와 Personal Brand가 더욱 중요해지는 거지.


"저 ~~ 대학교 나왔어요."보다는 "제가 ~~ 도전을 했고 그래서 ~~ 는 잘하고"하는 실리적, 기능적 요소가 더 중요해진다는 말이지.


물론 여기에 '인성'이 더해지면 말할 것도 없이 사회는 너를 더 반길 거야.





너의 2021년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수능은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일 뿐이야.
너를 판단하는 결과? Never. 수많은 도전 중 하나일 뿐.


잘 본 것 같다고 마냥 급작스런 자유를 만끽하려 하지 말고 부모님께 감사 인사 한번 SSG 드려.

(많이 좋아하실 거야. 그리고 부모님 헌신 없었으면 너의 오늘은 없다. 이건 분명해.)


그리고 수능을 못 봤다고 힘들다면 조금만, 적당히 더 자책하고 다시 일어나렴.

자책도 너무 길면 너 주위 사람 모두가 힘들다.

너희 부모님을 포함해서 너를 아는 모두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네 수능 점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자 모두들,

점수를 떠나서 정말 정말 고생 많았어.

수고 많았고, 정말 애썼어.


삼촌은 수능을 마친 지금의 너희들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이것이라 생각해.


너 자신을 토닥토닥 격려해주는 것.

파이팅 가즈아.



- 마흔 아재 인싸맨 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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