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정이 없는 날이라도

정성껏 차려입고 출근하기

by 단단

1인 상담소를 예약제로 운영하면 좋은 점이 많다. 일정이 없는 날은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다만, 일정이 없는 날이 반복된다면 불안하다. 이렇게 운영해서 되겠는가 불안감이 찾아온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은 사람인데, 그래서 상담도 하나하나 엄청 신경 쓰면서 하고 상담소를 열었으니까 그야말로 진짜 '망하는 일'은 없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도 하는데 불안감이 커지면 그냥 놓고 도망가고 싶은 상상을 한다. 설마 그러기야 하겠느냐마는.


오픈하고 처음에는 어디서 알음알음 찾아오는 내담자들 덕분에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없었다. 상담에 집중할 수도 있었고, 조금 적응되고 한가해지면서 새로운 모임도 열고 이래저래 바쁘게 지냈다. 그런데, 7-8월 종결 케이스가 많아지는 것만큼, 신규 케이스가 늘지 않다 보니 불안감이 커졌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꾸준히 들어오는 현금이 있어야 한다는 것, 캐시 카우가 필요하겠다. 되는대로 강의도 나가야 하고! 음 뭐, 또... 할 게 있나? 다른 센터 프리랜서로 겸업을 해야 하나...? 여러 생각이 드는 참이다.


아무 일정이 없는 날, 늘어지기 쉽다. 그래도 정성껏 준비하고 나가 출근하자. 해야 할 일을 찾다 보면 찾아진다. 출근하면 일이 계속 보인다. 내가 엄청 체계적인 사람은 아니어서 좀 허당 같은 면이 있는데 출근하면 계속 쓰고, 정리하고, 뭔가 할 일이 생각나고 보인다. 이 자리에 오면 뭔갈 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서 피하고 싶은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이 아니라면,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낫다. 나만의 공간, 놀이터에 와서 신명 나게 한 판 놀고 가는 마음으로 오늘도 자리에 앉아서 여러 업무를 한다.


삶에 정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불안을 인식하고 잘 다스려 나가는 것! 내가 내 삶에서 계속 씨름하면서 자라 가는 걸 부지런히 하자. 일이 먼저냐, 내가 먼저냐. 내가 먼저기 때문에. 일의 결과만 생각하지 말고, 내 삶에 정성을 들여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는 나를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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