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익 Jul 01. 2023

그건 우리 집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누가 누구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일.




"그만! 엄마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봤니?

어떨 것 같아?"



아무 말하지 않는다. 답답했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화를 내면

여태 했던 말들이 소용 없어진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끄떡)


엄마 아빠도 그렇게 감정조절을 잘 못할 때도 있어.


하지만 엄마, 아빠는 노력하고 있어.


은재도 노력해야 해.


네가 그렇게 할 때 엄마가 너무 속상하고 허탈해.


우리 집에서 다른 사람을 함부로 하는 행동은 안 되는 거야.


그건 우리 집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엄마가 멈추라고 할 때, 멈춰.






은재가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렇게 뉘우치는 액션은 아니었다. 오히려 "난 바보야. 화내니까." 자기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고 넘어가면 안 된다. 거기에서 내가 원하는 "잘못했어요. 이제 안 그럴게요." 반응을 받아내는 건 내 욕심인 것 같아 내려놨다. "네가 느끼는 걸 말해봐."라고 요청했지만, 말하지 않았다. 더 추궁하지도 않았다. 아이의 속도도 있을 테니까.  나는 가르침만 명료하게 내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감정일기를 쓰고 마무리를 했다.



감정이 사그라들지 않고 남아있으면 아이에게 '오늘은 너 혼자 자라'고 하고 하루를 육퇴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마음을 이야기하니까 감정이 수그러들었다. 비난하지 않고 말하니까 감정이 지나갔다. 재워주는 일 즉, 내 할 일은 다 해야 응징과 응보가 아니라 '가르침'이 될 것 같아 내 감정과 쉬고 싶은 욕구를 추스르고 아이를 평소처럼 재우러 침대에 누웠다.




엄마가 은재 사랑하는 거 알지?

엄마가 절대 은재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너는 하나뿐인 내 딸이니까.

은재 엄청 사랑하고

귀여워하고!


안아주었더니, 부끄러운 듯하며 잠들었다.







앙금은 남지 않고 깔끔하게

내일의 은재는 또 다른 은재!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와 힘겨루기에 물러서고 말았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