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이지 유 Nov 22. 2023

산책의 시

먼나무


먼나무가 들려준 이야기가 있어

백일홍만큼 자신도

붉다는 걸 말이지


자기는 백일 넘게 붉다고

심지어 한 겨울 하얀 눈밭에서

자기 혼자 붉다고


꼬지꼬지 꿰매어도

아물지 않던 상처는

겨울비와 호랑지빠귀가 씻어줬다고 했지


먼나무가 말했어

너도, 그럴 거라고


우리 함께 티라노사우스의

눈물을 먹고 컸으니까


붉은 노을 아래, 매일

부르트게 입맞췄으니까.

작가의 이전글 품격의 비상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