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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지 유 Sep 15. 2022

참호 일기

꿈에서 만난 문장

꿈에서 만난 문장 

2022년 6월 16일


<scriptio qualinus> 

꿈에서 이 문장을 기억하라는 목소리를 들으며 깨어났다. 


평생 건드려 본 적도 없는 바이올린을 꿈에서 연주해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어떤 문장이 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깨어나자마자 검색기를 돌려보니 ‘scriptio’는 <무언가를 기록하다. 쓰다>의 의미를 가진 라틴어였다. 그렇다면 ‘qualinus’는 무슨 뜻일까? 검색기에서는 그 어떤 정보도 검색되지 않았다. ‘quality'를 잘못 기억하는 게 아닐까 갸웃거리며 눈을 감고 집중해 보았는데 분명 ’qualinus‘였다. 

앞의 단어가 라틴어니 분명 이 단어도 라틴어이지 않을까? 하지만 라틴어 사전을 찾아보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꿈에서 읽은 문장을 찾아라



다시 눈을 감고 꿈을 꾸던 당시로 돌아가 본다. 문장이 저 밑 수면에서 까물거린다. 이 문장은 이대로 영원히 가라앉을 수도 있고 선샘처럼 솟아오를 수도 있다. 그건 운명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뿐..... 최대한 평온하게 숨을 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절대 조바심을 내면 안 된다는 것. 조바심은 탐욕에서 비롯되는 감정이다. 중요한 메시지라면 분명 다시 선명하게 떠오르리라.


마침내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문장이 선명하다 못해 꽃불처럼 타올랐다. 띄어쓰기가 빠져 있었다.

정확한 단어는 <scriptio qua linus>였다. 


급하게 다시 라틴어 사전을 돌려본다. 스마트폰 덕분이다.

‘qua’는 ‘~을 통하여’란 뜻이었고, ‘linus’는 라틴어로 ‘아폴로 신의 세 아들 중 한 명으로 선율, 리듬의 창시자다. 음악, 시인.’을 의미하고 있었다. 

나는 라틴어를 공부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단어들이 꿈에 등장할 수 있는가? 


linus를 검색할 때 자동 검색으로 LG솔루션도 함께 뜬다. 주식을 하라는 얘기인가?

주식을 하려면 목돈이 있어야 하잖아. 

곰곰이 생각해 보니 돈을 버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낭만적으로 사는 게 멋지다. 


‘남은 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멋지게 살아야지!’ 


이제 글을 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뭔가 시적인 주제, 그와 관련된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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