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케이블 채널에서 tvN 드라마 <도깨비>를 연속 방영하는 편성을 내놓았다. 덕분에 그것을 2년 여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다시 볼 기회가 닿았다. <도깨비>는 본방이던 지난 2016년, 그 화제성으로 첫회부터 최종회까지 본방을 반드시 챙겨서 봐야 했던 작품이었다.
그때는 이 드라마가 이렇게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라는 사실을 몰랐다. 아니, 전혀 느끼질 못했다.
당시의 난 (드라마를 만들던 팀과 매한가지로) 거의 실시간으로 해당 기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입장이었다. 취재를 거듭하며 다른 사람보다 먼저 <도깨비>의 주조연 캐스팅과 카메오, 현장의 촬영 속도나 제작에 들어간 비용, 보이지 않는 비하인드 스토리 등 작품을 둘러싼 더 많은 정보를 알아내고 수집하는 데 열을 올렸다. 본방 전 대본이나 내용을 어렵게 입수해 실시간 방송에 맞춰서 더 돋보이는 기사를 작성하고자 애를 쓰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직후에는 포털 메인을 차지해야 안심하고 잠들었고,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엔 다음날 오전 메인을 차지할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새벽 대부분 소진해야만 했다. 그러니 내가 그때 보았던 <도깨비>는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업무 중 하나, 특히 회사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중요한 '일거리'였을 뿐이다.
일이나 인생에서도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나치게 밀착해 있다 보니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다. 자신만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 못할뿐더러, 그 누구의 지적도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질 않게 된다. '너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오만한 행동이다. 자신을 축으로 한 중심에서 벗어나 이를 보고 인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끔은 거리를 두고 보아야 할 때가 있다. 그래야 더 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