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겠다고

by 세영


사람을 받아들이는 게 어렵다. 예를 들면 데리러 온다는 누군가가 꺼려지는 것. 처음부터 난 경계의 벽이라고는 없었다. 아빠가 종종 데리러 오겠다는 말에도 좋아했다. 그런데 이제는 불편하고, 싫다.

햇살이 좋은 날에 아빠는 내가 데려 다 달라고 말하지 않아도 차에 시동을 걸곤 했고, 내 옆에서 바짝 붙어 걸었다. 그렇지만 나는 햇살이 좋은 날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그런 날에 아빠의 도움이 필요했다. 축축하거나, 눈들이 추운 날씨에 얼어 미끄러운 탓에 같이 넘어지더라도 곁에 있을 그날의 아빠를 원했다.

그런데 그런 날들에 아빠는 나에게 그 간 맑은 날의 선뜻 차에 앉는 것조차 몸서리를 쳤다. 나의 도움 요청에 무표정한 모습은커녕 이런 날에 어떻게 나가냐며 혼자 오라고 화를 내기까지 했다.

그때부터 나는 줄곧 아픈 몸을 이끌고도 아빠를 부를 수가 없었다. 비에 젖은 축축한 땅에 차를 가지고 여기까지 올 사람이 아니란 걸, 아프다고 찡찡대면 네가 알아서 오라는 그 말이 먼저 앞에 보여서 더 이상 아빠한테,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 도와 달라고 할 수가 없다. 그 흔한 전화로 투정 부리는 것조차 어렵다. 혹시나 민폐가 될 까봐서 됐다고 했다. 혼자서 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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