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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Sep 23. 2022

트민남 트민녀 그리고 트리남까지

얼마 전까지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었습니다만

넌 정말 트민녀 같아!

인스타그램에 내가 올린 릴스를 보고 남긴 지인의 댓글. 두 아이의 엄마로 사는 내가 '트민녀'란 소리를 들으니 '내가?'라는 반문을 했지만, 누군가에겐 트렌디한 숏폼 콘텐츠를 잘 다루는 트민녀로 보였나 보다. 


트민남이란, '트렌드에 민감한 남자'의 약자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 문화, 패션 등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남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인 전현무 씨를 떠올리면 가장 적절할 것이다. 

*트민녀는 '트렌드에 민감한 여자'


요즘 '트민남'이 대세다. 방송인 전현무 씨는 '나 혼자 산다', '톡파원 25시' 등 에서 트민남 이라는 역대급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트렌드에 뒤처지면 늙는다고 생각해요.
누가 뭐라 하든 따라 하고 보는 거죠.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힙하다는 요새 트렌드를 좇으며 뒤처지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는 모습도 방송에서 여과 없이 보여준다. 한라산 등반, '모던 미드 센추리 스타일' 인테리어, 랭썸 보양식, 캠핑카 등 트렌드에 민감한 그가 보여준 화제성 높은 주제들은 모두 인기를 얻었다. 트민남이 아니라 '트리남(트렌드를 리드하는 남자)'으로 불러달라는 그였지만 전 세계 톡파원들이 보내온 선물 꾸러미는 아직도 무조건 '나 줘, 나 줘'를 외친다. 가끔은 애처로운 모습에 그 인간적인 면모가 보여 친근해 보이기까지 하다. 



트렌드 따라가기 참으로 바쁜 세상


유사 이래로 이토록 세상이 빠르게 변화했던 적이 있었을까? 조금만 방심하면 '뭘 모르는 라떼(?)'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물론 세상의 모든 트렌드를 다 좇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그럴 필요도 없다. 내 경우 패션에 그다지 흥미가 없어서  패션 트렌드는 아직도 어렵다. 쉽게 말해 ' 요즘 뭐가 잘 나가요?'라는 큰 트렌드의 흐름 정도만 파악하는 중이다.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었습니다만


소위 말하는 '기계치'에 가까웠다. 아이폰이나 맥북은 사용하기 좀 더 어렵다는 말에 시도조차 해본 적이 없었고 인스타나 페이스북도 뒤늦게 시작했었다. 왕년에 핫했던 싸이월드 시절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난 그냥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사람이겠거니 했고 그런 데는 크게 재능과없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살아왔었다. 


그러다가 코로나가 찾아왔고, 육아와 팬데믹 시기를 돌파하기 위한 일환 중 하나로 온라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단순히 일상의 기록을 위해 시작한 블로그인데 하다 보니 인스타그램, 전자책, 유튜브, 그리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브런치까지 계속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이 말고 엄마의 사교육비가 늘어버렸다'를 참고하시길) 


온라인 활동은 하다 보니 내가 그래도 꽤 sns 활동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2년 넘게 sns 영역 확장을 해오니 점차 내 콘텐츠가 단단해지고 새로운 기회를 만나기도 했다. 낯설게만 여겨졌던 온라인 커뮤니티도 그중 하나다. (이에 대해서는 '코로나 시대, 인간관계가 더 넓어져 버렸다'를 참고하시길)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런 온라인 영역의 확장과 커뮤니티로 인해 나의 삶이 대단히 크게 바뀌지는 않다. 처음 온라인 활동을 시작했을 땐, 내가 이 강의만 들으면, 내가 전자책을 내면,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면 뭔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 기대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욕심이자 어쩌면 착각이었다. 물론 그런 기회를 만남에 감사하며 삶의 원동력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겠다. 



자고 나면 새로운 플랫폼과 새로운 트렌드


성경에서는 말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코로나로 인해 특히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가 온라인에 입문(?)하던 때와는 또 다른 온라인 트렌드가 계속 생긴다. 


언제부턴가 학생의 정신으로 날밤을 새서(?) 따라가려 애쓰는 노력은 좀 자제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평생 배움의 시기에 살면서 배우기를 포기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단, 세상의 변화는 필연적인 것이라서 그것을 모두 내가 따라가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다. 그것이 내가 하고 있는 온라인 활동이든, 패션이든, 라이프스타일이 든 간에 말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깨달은 이 지점 때문에, 모든 트렌드를 다 좇아가려 애쓰는 트민남들에게 더욱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여전히 궁금하다. 요즘에는 과연 어떤 게 트렌드인지, 뭐가 제일 잘 나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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