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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Jan 07. 2023

왜 해외 유학생은 대부분 한인교회에 나가게 될까?

유학생과 한인교회에 관한 짧은 이야기

해외 유학은 현실이다?!


한국에서의 철저한 사전 조사와 준비, 그리고 나름의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호주 유학생활을 시작했었다. 기대와 설렘이 섞인 묘한 감정으로 시작한 해외 생활. 연고도 없고 아는 이 없는 이역만리 낯선 땅이었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 혹은 깡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내가 호주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은 한 가지 사실.

'유학생활은 여행이 아니라 삶이자 현실이구나!'였다. 너무나 당연한 듯 보이는 이 말이 강하게 와닿았다. 해외여행은 길어야 한 달 정도의 기간을 관광객 입장으로 둘러보며 추억을 남기는 일이라면, 해외 유학이나 이민은 그런 차원이 아니다.  일정 기간 동안 즐기며 돌아갈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니란 말이다. 해외유학의 로망을 갖고 출발하는 것은 좋지만,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야 하는 일 또한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며 마음가짐도 새로 해야 하는 일.

게다가 아무리 미리 준비를 많이 해왔다고 해도, 막상 현장에 가서 겪는 일은 또 새롭고 다를 수 있다. 아, 물론 더 좋은 일도 당연히 많으니 괜한 걱정은 마시라.


자신만만하게 도전했던  나의 해외 대학원 생활.  20대 중반에 시작한 해외 유학 생활이 헛되지 않도록 조금은 신중하게 준비했고 시작했었다.

그러나 낯선 곳에서의 삶은 쉽지 않아 보였다. 혈혈단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일까? 유학생활초반엔 좀 많이 긴장했었던 것 같다.


크리스천인 나는 호주에서 다닐 교회를 찾았다. 호주 현지 교회도 있었지만 결국 한인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그곳에서 귀한 인연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나의 한인교회 찾기와 적응기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호주에서 오히려 한국어가 늘어버린 B를 위한 변명'을 참고하시라.



한인교회, 어떤 곳이지?


한인교회: 재외 한국인들이 세운 기독교 교회를 뜻함


재외동포들이 말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해외에 나가면 중국인들은 식당을 차리고, 유대인들은 장사를 하며, 한국인들은 교회를 세운다'  공감의 웃음이 나는 말이다.


그만큼 한국인들이 모인 해외 곳곳에 한인교회가 포진해 있으며 특히 미주나 호주 등은 그 규모나 조직이 상당하다고 한다. 내가 머물렀던 호주 시드니에도 한인교회가 다수 있었고, 셔틀버스까지 운행하는 제법 큰 규모의 한인교회도 있었다.


유학생이 한인교회에 나가는 이유 몇 가지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왜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도 왜 해외에 나가면 교회에 나가게 되는 걸까?


해외에서 '한인교회'는 교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외롭고 배고픈 유학생들에게는 주일 예배 후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자 한국말을 마음껏 쓰며 향수를 달래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장소다. 더하여, 비즈니스를 하려면 한인교회 등록은 필수고 할 수 있다.


이런 여타의 이유로 인해, 순수한 종교심 보다 한인 커뮤니티 소속을 위해 한인교회에 오는 한국인들이 꽤 많은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이 한국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거나 장사에 이용(?)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니 사람을 잘 가려서 사귀 것도 필요하다.


한인교회 입장에서 볼 때 유학생 혹은 어학연수생은 교회를 섬기며 같이 일할 오래 남을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챙겨야 할  손님 같은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만난 시드니 한인교회는 단 몇 주 혹은 몇 달만 머무는 유학생도 진심으로 아껴주고 케어해 주었다. 그때의 따뜻한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정도로.


크리스천으로서, 순수하지 못한 목적으로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지만, 어쨌거나 교회는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품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는 곳이니 한인교회의 목적은 충분히 잘 달성하고 있는 것 같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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