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되는 고민. 아마도 모든 엄마들의 공통된 주제가 아닐까? 아무리 예전에 비해 먹거리가 풍부해지고 식사 준비가 편해졌다고는 하나, 가족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은 아내이자 엄마로서 절대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식사량도 급격히 늘어나고 잘 먹는 것이 성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가기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양질의 영양소가 골고루 갖춰진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단. 말은 간단하나 실상은 녹록지 않은 우리 가족 건강밥상을 오늘도 고민해 본다.
그러다 문득,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집밥에 진심이었나?' 떠올리니 웃음이 난다. 그도 그럴 것이 결혼 전에는 나 하나 건사하기(?) 바쁜 탓에 제대로 된 식사를 챙겨 먹는 일은 거의 없었다. 요리에 관심도 취미도 없던 탓에 결혼 직후엔 고생깨나 했던 고군분투의 시절도 있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초보주부, 집밥 적응기'를 참고하시길)
아이가 태어난 후, 제철음식을 찾아 조리법을 연구하며 식단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나의 정성과 노력을 통해 완성된 식사를 맛있게라도 먹어주는 아이를 볼 때면 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오곤 했다. 내가 이렇게 식재료를 찾아가고 요리를 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던가! 묻힐 뻔한(?) 나의 재능 하나를 아이 덕분에 발견했다.
엄마를 통해 세상을 보는 아이들
엄마는 최고의 선생님이라고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가 가장 처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 함께하는 양육자이가 어른이 바로 엄마가 아닐까? 그만큼 엄마의 영향력은 무시무시할 정도다. 그런 엄마를 통해 세상을 보고 배우며 자라는 아이들.
본격적인 교육의 시기에 접어든 첫째는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스펀지처럼 새로운 지식과 노하우를 빨아들인다.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하고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에는 더더욱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다. 비단 미디어 만이 세상을 이해하는 수단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며 엄마와 함께 세상을 보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기엔 아직은 미숙한 아이들에게 보호자이자 양육자이자 선생님인 엄마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기도 한다.
엄마는 만능?
순전히 아이들을 위해서 모르는 분야를 공부하게 되고 더 잘하고 싶어 노력하게 된다. 내 성향이나 적성과는 별 관계가 없던 일들이 대다수다.
아직 분별력이 별로 없는 아이들을 대신해, 필요한 것을 배우게 하고 아이의 기질과 특색을 파악해서 아이에 맞게 꾸준히 알려주고 응원해 준다. 이 세상에서 오직 엄마만 알아채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부분들이 점점 생기는 것 같아 뿌듯하기도 그만큼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혹자는 '엄마는 만능', '엄마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아이가 어릴수록 엄마의 영향이 절대적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니까.
아이 때문에 평생 관심 없던 분야에 대해 공부하거나 관심을 쏟는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바로 이 시간이 내 적성과 재능을 더 확장시켜 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마인드를 바꾸기 시작했다. 이렇게 마인드를 바꾸니 아이를 양육하고 대하는 나의 태도가 변화했고 태도가 변하니 삶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변했다. 아이 덕분에 엄마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해야 하나.
바라기는, 나를 포함한 모든 엄마들이 엄마로서의 전문성이 삶에서 꽃 피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