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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Jul 18. 2023

콜드 샌드위치? 핫 샌드위치?

아마추어 미식가의 샌드위치 예찬론

어디 보자. 여긴 샌드위치 맛집이 어디지?


'샌드위치 맛집'. 새로운 지역에 방문할 때면 내가 꼭 찾아보는 검색 조합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어 매일 먹어도 물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메뉴, 나에겐 김치가 아닌 샌드위치다. 워낙에 대중적이지  않은 입맛은 어릴 때부터 주변의 인정을 받은 터라 내 입맛이 독특하다는 것은 인지를 하고 있었다. 2년간의 호주유학생활동안 한국음식이 그립다거나 제 발로 한국식당을 찾아간 일이 거의 없을 정도 말이다.


그런 나에게 한국보다 더 다양하고 이색적인 샌드위치가 가득한 호주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사라다가 가득한 일본식 샌드위치 혹은 햄치즈딸기잼의 조화가 익숙한 클래식 샌드위만 접하다가 빵 자체만으로도 풍미작렬인데 그 속에 구운 야채와 처음 맛보는 소스, 그리고 잘 숙성한 햄을 가득 넣은 샌드위치를 처음 접했을 때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물론 지금에야, 음식에도 찾아온 글로벌 스탠더드 덕분에 서울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샌드위치를 만날 수 있지만.



그런데 잠깐, 샌드위치가 정확히 어떤 음식이지?


사전을 찾아보면, '샌드위치는 발효를 거친 빵과 고기, 채소 등을 함께 먹는 영국요리'라고 한다. 빵사이에 재료를 끼워먹는 것은 워낙에 대중적인 요리법이라,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음식이 존재하지만 현대식 샌드위치를 정립한 건 영국이기 때문에 영국 요리로 분류한다고 한다.


이런 샌드위치는 간단하게는 빵사이에 딸기잼만 바른 것도, 혹은 스테이크나 트러플오일 등 고급재료를 넣어 먹는 것도 존재하기에 가격대도 맛도 다양해질 수 있는 요리다. 크게는 불을 쓰지 않는 신선한 채소 등을 넣어먹는 콜드 샌드위치와 구운 재료를 넣어 따뜻하게 즐기는 핫 샌드위치로 나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핫 샌드위치로 불리는 파니니 류를 좋아하지만 신선한 야채가 가득 들어있는 샌드위치도, 단짠의 품격이 있는 대만 샌드위치도 에그마요와 사라다의 조화가 돋보이는 일본식 샌드위치도 좋아한다. 적고 보니 샌드위치는 종류불문 그냥 좋아하나 보다.





샌드위치를 사랑받는 몇 가지 이유


어느 날 문득 내가 샌드위치를 왜 이렇게 좋아하게 되었을까  반문한 적이 있다. 물론 '맛있으니까'라는 단순한 대답이 가장 먼저 떠오르긴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아마 샌드위치 러버라면 십분 공감하리라.


1. 간단한데 건강까지 생각한다면

바쁜 현대인들, 특히 시간에 쫓겨 사는 도시에서는 간단히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꽤 괜찮은 대안이 샌드위치다. 단순히 끼니를 때운다는 느낌보다 맛과 건강까지 신경 쓰는 요즘 사람들에게 신선한 야채와 양질의 단백질까지 골고루 들어가 있는 샌드위치는 단순한 빵조가리 그 이상일게다. 탄수화물인 빵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좋은 원료로 만든 빵과 영양 잡힌 속 내용물의 조합은 맛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조금 더 세심한 느낌이니까. 그래서인지 요즘 카페나 베이커리 등에서 오히려 샌드위치가 인기 있는 곳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2. 커피와 어울리는 혼밥 추천 메뉴

앞의 이유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커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샌드위치는 커피와 먹을만한 최적의 메뉴가 아닌가 싶다. 물론 케이크도, 크로플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디저트의 개념이고 잘 만들어진 샌드위치는 훌륭한 식사로 손색이 없다. 음식과의 궁합이 있다면 샌드위치와 커피는 최상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게다가 혼자서 먹기에도 부담 없는 음식이니 이 어찌 아니 좋아하랴! 그래서인지 혼밥족이 많은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는 단연 인기 메뉴다.


3. 샌드위치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누군가가 그랬다. 샌드위치는 비빔밥이나 피자처럼 굉장히 다양한 베리에이션이 가능한 요리라고. 그도 그럴 것이 모양도, 종류도 점점 진화해 가는 느낌이다. 아메리칸 셰프라는 영화로 더욱 유명해진 쿠바샌드위치, 달걀 가득 에그드랍 류의 샌드위치, 그리고 베트남식 반미 샌드위치까지 모양, 맛, 종류, 가격까지 아주 버라이어티 하니 다음번에는 어떤 샌드위치가 요식업계의 트렌드가 될지 궁금하기도 기대되기도 한다. TMI지만 요즘엔 에그마요 샐러드가 터질 듯이 들어간 모닝빵 샌드위치에 빠져있다. 어릴적 집에서 먹던 홈메이드 샌드위치 생각이 난다. 간단히 레트로 감성이라고 해두자.




오늘 점심, 샌드위치 어때?


듣고 싶었던 기분 좋은 한마디다. 나 같은 아마추어 미식가에게는 아직도 탐험해야 할(?) 샌드위치가 많으니까. 집집마다 김치맛이 다르듯 샌드위치의 맛도 조합도, 소스도 혹은 가게 사장님의 철학도 모두 제각각이다. 샌드위치 탐구가 인생의 주요 목적은 아니지만, 삶의 소소한 재미와 활력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아주 가끔은 직접 집에서 만들어 먹는 아는 맛 홈메이드 샌드위치도 있지만 아직도 알아보고 싶은 샌드위치의 세계가 무궁무진하다.


아무튼 이런 저 이유로 나의 샌드위치 사랑은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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