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받은 반가운 메시지 하나. 옥천에 살 때 다니던 교회 권사님이 안부를 물으신다. 2년 반이라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머물다 간 자리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따뜻해지며 메시지를 몇 차례 주고받았다. 날씨 따뜻한 봄이 되면 옥천에 한번 가겠다고 그때 인사드리겠노라고. 맛있는 묵밥을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난다. 참고로 이 권사님께서는 묵집을 운영하시는데 옥천에서 단연 독보적인 맛집으로 유명하다.
옥천 시절이 떠오른 김에 그 시절 찍었던 사진과 블로그 포스팅을 찾아봤다. 서울에 돌아온 지 2년 가까이 되었지만 조금씩 아련해지는 그때의 기억들을 붙잡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것이기도 하고.
자연을 누리던 시절
시골살이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척 많아서 한 가지만 꼽기 어렵다. 연고 없는 낯선 곳에 어린아이들과 남편과 오롯이 지내던 그때. 그 시간들 자체가 인생에서 몇 안 되는 특별한 시절로 남을 것 같다. 남편의 근무도 순조롭게 마치고, 아이들도 잘 자라서 무사히 다시 돌아왔으니 정말 잘 지낸 것 아닌가. 나도 온전히 가정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으며 살아낸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이제 외국에 나가서 살게 되어도 그럭저럭 잘 적응하며 살 수 있을 거란 마음도 든다.
아이들과 시골살이, 추천하나요?
무조건 추천이다. 내가 시골살이를 하게 된 계기는 자의 반, 타의 반이었지만 요즘 유행하는 시골 한 달 살기, 보름 살기 등을 통해서 아이들을 새로운 환경과 자연에 가까이 뛰놀 수 있게 해주는 것도 큰 교육적 효과도 주며 힐링이 된다. 일상의 소중함도 평범한 나날들의 가치도 알게 되고 말이다. (이건 나의 이야기인지 몰라도)
옥천의 여름과 가을
마지막으로 하나 더 감사한 것은 그곳에서 보석 같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계속 같이 갈 수 있음일 것이다. 결국에는 사람이 남더라는. 그런 사람들 덕분에 그 시절의 내가 더 빛날 수 있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