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일 수만은 없던 그 시대, 그 여성들
"그것 참 예쁘다. 장가나 안 들었다면… 맵시가 동동 뜨는구나. 쳐다나 보아야 인사나 좀 해보지."
조선의 남성 심사는 이상하외다. 자기는 ‘정조(貞操) ’ 관념이 없으면서 처에게나 일반 여성에겐 정조를 요구하고, 또 남의 정조를 빼앗으려 합니다. 서양이나 동경 사람쯤 되더라도 내가 정조 관념이 없으면 남의 정조 관념 없는 것도 이해하고 존경합니다. 남에게 정조를 유린하는 이상 그 정조를 고수하도록 애호해 주는 것도 보통 인정이 아닌가. 자기가 직접 쾌락을 맛보면서 간접으로 말살시키고 저작시키는 일이 불소하외다.
- 삼천리, 이혼 고백서 중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