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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로쿠쌤 Mar 16. 2022

내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두 개나 딴 이유

호주와 한국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습니다

당신은 커피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어느새 '커피공화국'이 되었다. 같은 건물에 카페 몇 개씩 공존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커피전문점은 성업 중이다. 카페가 없으면 편의점에서도 수 없이 많은 커피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레드오션이라 치부되기도 하지만 통계를 보면 커피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를 포함하여 하루 한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밥값보다 비싼 커피값으로 고민하는 기존 카페 고객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가성비를 앞세운 초저가 프랜차이즈 카페부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앞세워 브랜드 차별화에 나서는 프랜차이즈까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화되며 점점 진화하는 커피시장이 내심 반갑다.



첫 번째 바리스타 자격증은 호주에서


시작은 매우 단순했다. 커피가 마냥 좋았다. 조예가 깊다기보다 커피의 향과 맛과 카페의 분위기가 나를 사로잡았다고나 할까? 대학시절부터 만난 카페와,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카페 문화는 당시에는 센세이셔널했고, 카페는 나의 최고의 장소이자 커피는 나의 최고의 음료가 되었다. 태생적으로 단 맛을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주로 카푸치노나 카페라테 같은 메뉴를 즐겨마시기 시작했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다양한 커피 베리에이션이 나와도 입맛은 쉽게 바뀌지 않더라. 이런 나의 커피 사랑은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일까? 타국 만 리 호주에서 유학하던 시절에도 나는 커피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었고 수많은 매력적인 로컬카페가 즐비한 호주 시드니에서 매일 행복한 커피여행(?)을 경험하기도 했다. (호주 유학시절의 커피 경험은, '호주에서 스타벅스 찾기가 그토록 어려웠던 이유'를 참고하시길)


그 호주땅에서 나의 첫 번째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다. 자격증을 따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할까라는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계획은 전혀 없었다. 커피로 자부심 있는 시드니의 커피 교육과정을 체험하고 싶다는 소박한 포부. 내가 들은 바리스타 과정은 상대적으로 간단해서, 원데이 클래스를 타이트하게 듣고 실습하고, 바로 시험이 이어졌다.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커피를 마셔만 봤지 직접 원두를 내리고 과정을 수행하여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여 우유 거품을 내는 일련의 과정들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도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10잔 가까운 다양한 원두를 접하고 마셔봐서 만족이다. 물론 자격증도 땄다.




내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이유, 그것도 두 개나


두 번째 바리스타 자격증은 몇 년 전 국내에서 획득했다. 이번엔 뭔가 특별할 이유가 있었냐고? 미안하지만 이번에도 단순한 호기심과 관심이라고 해두겠다. 잠시 시골에서 가족과 함께 지낸 적이 있다. 도시에서처럼 바쁘고 정신없는 나날도 아니었거니와 아는 사람도 없는 곳이라 뭔가 배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선택한 한 바리스타 자격증 과정. 이번에는 필기시험도, 실기시험도 준비해서 치렀다. 다행히 어렵지 않게 합격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 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으로 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공부하며 커피에 대해 얄팍한(?) 지식은 얻었지만, 커피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최적의 맛을 찾아내는 과정은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같은 원두라도 그날의 온도와 습도, 그리고 바리스타의 손길 모두 변수가 되는 굉장히 민감한 존재가 커피였다.


수도 없이 커피를 접하고 마시다 보니 입맛은 조금 까다로워지더라. 프랜차이즈 카페부터 유명한 로컬카페까지 나의 개인 리스트에는 카페 순위가 있다. 개인 취향이니 오해 마시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커피, 커피, 커피


커피가 두드러진 기호식품이다 보니, 관련한 연구도 매번 새롭게 발표되고 있다. 커피의 효능과 부작용에 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부분도 많다. 이러한 건강정보와 커피의 장단점을 알아두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나한테 잘 맞아야 한다는 것.


하루 세 잔 이상의 커피도 마다하지 않는 나와는 달리 남편은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특히 오후에는 밤잠을 방해한다며 입에도 대지 않는 나에게는 무척 생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연애시절에 남편이 커피를 좋아해서 같이 카페를 가는 줄 알았는데, 그냥 나를 좋아하는 거였다.)


개인적으로도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두통이 있을 때는 커피를 피하는 편이다. 개인차도 있으니 현명하게 마시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이상, 바리스타 자격증이 2개나 있지만 결코 카페에서 일할 생각이 없는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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