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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Apr 08. 2021

안경의 용도

매일 글쓰기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라식을 했었다. 안경을 벗고는 바로 코앞의 형태도 뚜렷하지 않을 정도로 나빴던 눈 때문에 일어나면 바로 안경부터 찾았었는데 라식 후에는 무언가를 통하지 않고도 또렷이 보는 세상에 탄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수술 부작용으로 극심한 눈 건조증은 얻었지만 두꺼운 안경을 쓰지 않는 것만으로도 정말 자유로워진 느낌이었다. 조금 더 이뻐진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안경을 쓴다. 안경을 다시 써야 한다는 걸 알게 된 건 운전면허 갱신 적성검사를 받고 나서였다. 나의 소심한 케어에도 내 눈은 라식 후부터 조금씩 나빠지기 시작해 0.6까지 떨어져 버린 것이다. 보통 생활을 할 땐 조금 흐리멍덩해도 그냥 살아가지만 운전을 할 때나 컴퓨터를 할 때는 안경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글을 쓸 때는 늘 안경을 끼는 것 같다. 어쩜 안경의 또 다른 용도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글을 쓰기 전 알림 같은 것? '나 이제 글 쓴다!'라고 뇌에 알려 주는 용도?


하지만 안경의 그런 용도 따위가 안 더해져도 좋으니 , 이제 그만 나빠지면 좋으련만.



아!  이제 그림은  그릴때도 안경을 써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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