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를 기르는 시간

매일 글쓰기

by 은결

보태니컬 아트 다섯 번째 수업을 했다. 오늘은 색연필로 장미를 그려(베껴) 색 채워 넣기. 미리 집에서 밑그림을 그려갔었다. 장미꽃에 칠할 색을 정하고 꽃잎 한 장 칠해나가기 시작했다. 10시부터 시작했는데 12시까지도 꽃 하나 완성을 못했다.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을 특히 못 견뎌하던 나였다. 내가 그렇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막연하게 나는 그런 사람이구나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나 자신을 객관화해서 정확하게 보지 못하니 뭘 개선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살아왔다. 계속 그렇게 조급함에 둘러싸여서.


그러니 나는 늘 중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무언가가 완성도가 있게 끝날 수 있으려면 인내와 시간이 필요한데 나는 그 둘을 못 견디니 많은 것을 어중간하게, 성급하게 마무리하고 마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 있어 그나마 중간은 할 수 있었던 듯.


이 수업도 중도에 포기할까 했다.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려는 것도 아니고, '한번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 때문에 신청했는데 그 '한 번 해 보고 싶다'라는 마음에 이렇게 많은 시간을 써도 될까 하는 고민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면 집중하게 되고, 시간은 걸리지만 하나가 완성되면 기분이 좋아진다. 진짜 내가 그렸나 싶을 정도로 이뻐서 자존감도 올라가는 느낌이다.


그러다 문득, 아 이 수업은 내게 부족한 '인내를 기르는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 중, 내가 어디에서 그런 인내를 기르는 시간을 얻겠는가? 그런 생각이 드니 어쩐지 수업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인내를 기르는 시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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