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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Apr 22. 2021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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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면 아이는 둘 이상은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혼자 보다는 둘이, 여러 면에서 낫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외동의 외로움야 둘째 쳐도 아이의 인성은 형제가 없다면 내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 많아진다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나는 아이를 둘 낳았고, 같은 성별인 아들 둘이라 요즘 흔히 얘기하는 목메달을 걸게 되었다. 특별히 딸을 원한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같은 성별이라 잘됐다고 생각했다.


부모가 없어지면 서로 밖에 없다며, 서로가 서로를 더 위해 주라 늘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가끔 나는 그런 생각에 의문이 들기도 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서로를 질투하기도, 상처를 받기도 하는 존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형제가 있어서 좋은 점만큼 있어서 안 좋은 점도 비슷하게 공존하는 것 같다. 형제가 잘 지내느냐 잘 지내지 못하느냐의 차이는 무게 중심이 좋은 점과 안 좋은 점 중 어느 쪽에 치우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모든 일이 한 끗 차이 같기도 하다.)


나에게도 여동생이 있다. 결혼을 하고 우리는 서로를 가장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다. 서로가 있어서 특별히 다른 친구가 없어도 외로움을 못 느끼는 상태. 우리를 보는 사람들마다 좋겠다고 얘기한다. 그래, 좋은 점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거의 두 지붕 한 가족처럼 지내니까.


하지만 불쑥불쑥 동생이 가진 것을 질투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 날은 기분이 정말 좋지 않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비관해서이기도 하지만 동생을 그런 상대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들기 때문이다. 엄마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끔 소외되는 느낌이 들면 편하지 못한 꿈까지 꾼다. 그런 날은 어릴 적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나만큼 동생도 그런 경험이 많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 무게 중심을 더 좋은 쪽에 두려고 서로가 노력하기 때문이다. 어느 관계에서든 마찬가지겠지만, 형제(자매) 관계에서도 좋은 관계를 위한 노력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냥 있어도 좋은 관계가 되는 경우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가 된 건 그렇게 되도록 서로 조심하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걸 잘 알려줄 수 있어야 할 텐데.


여동생 애기의 생일에 만든 카드. 여동생이 노력하는만큼 나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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