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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May 10. 2021

사랑 이야기 1

매일 글쓰기

고입이 있던 시절 중학교를 다닌 나는, 괜찮은 성적으로 고등학교 시험에 합격 해 고등학교 공부에 대비하기 위해 방학기간 두 달 동안 학원을 다녔다. 학원은 성적별 반이 나눠져 있었는데 나는 턱걸이로 최우수 반에 들어가게 됐고 거기서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덮은 두 남자를 만났다.


그 당시 학원 수업 시간에 문제를 풀고 있었는데 밖에 애들이 떠드는 소리 때문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아 누가 좀 조용히 시켜주면 좋겠는데'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던 때, 어떤 남자애가 탁탁 걸어 나가더니 "야!! 조용히 좀 해!!"라고 아주 큰 목소리로 우렁차게 소리쳤다. 아직도 뚜렷이 기억나는 그 애가 내 마음에 걸어 들어온 순간이었다.


그 이후 나는 그 애를 무턱대고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터프함에 반한 것을 시점으로 내 마음대로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멋있음을 갖다 발랐다. 나에겐 그 시절 세상에 존재하는 남자 중 가장 멋있는 애였다. 밸런타인데이 때 용기 내어 초콜릿을 선물했었는데 그 애와 만났던 학원 앞 공중전화 부스에서 초콜릿을 전해 줄 때 세상 전체가 멈추고 우리 둘만 존재하는 듯했었다. 게다가 어떤 동그란 막이 생겨 우리 둘만 감싸고 있고 그 안이 순간 따뜻한 느낌까지 들었다니까!!


그날 이후 얼마 안 있어 두 달간 수업이 끝나게 되고 학원에서 선생님들과 함께 단체로 놀러 갔는데 그 애가 못 간다는 슬픈 소식이 들렸다. 그리고 그 놀러 간 장소에서 나는 다른 남자에게 고백을 받았다. 그 둘은 절친이었는데,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내가 좋아하는 애(A라고 칭하겠다)에게 B(내게 고백한 애)가 오지마라고 부탁했단다. 나에게 고백하기 위해 미리 치밀하게 준비를 한 것이다. 남자다움으로 무장했던 A는 나를 양보했고(그렇게 믿고 있다 ㅡㅡ;;) B의 고백으로 우리는 만나게 되었다.


그럼 짝사랑한 그 애는 어쩌고?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물러 터진 사람이었고 좋은 게 좋은 사람이었다. B는 잘생겼었고 공부도 잘해 인기가 있는 아이였는데 그런 아이가 좋다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거였다. 어차피 A는 초콜릿까지 준 나에게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잖아!


B는 적극적이었다. 거의 매일 나에게 연락을 하고 주말엔 우리 집에 찾아왔다. 그때 나는 A를 살짝 잊고 B의 적극적인 구애에 어리둥절하고 있었다. '왜? 나를? B 같은 애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고 그 상황이 실제라는 걸 완전히 깨닫지 못한 것 같다.


그렇게 B에게 끌려다니길 두어 달. B의 연락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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