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부터 듣기 시작한 동화 쓰기 수업 선생님이 쓰신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다. 책의 제목은 '사랑해요 순자 언니'. 선생님이 쓰신 책을 둘러보다가 제목이 제일 끌렸다.
읽다 말다를 반복하다 수업이 이틀밖에 안 남았으니 오늘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집었다. 읽으면서 눈물 콧물을 다 쏟아내다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서 읽기를 멈췄다. 남은 것은 10쪽 정도.
주인공 우영이 집엔 맞벌이 부모님을 대신 해 할머니가 우영이와 소영이를 돌봐줬는데,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빠가 돌아가시자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을 그리워하는 아이들 묘사에도 눈물이 찔금 났는데, 뒤에 할머니로 중심축이 옮겨가니 더 마음이 아파왔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가게 되신 할머니.. 그 과정을 받들이는 아이들에 대한 묘사.
우리 할머니가 생각나서 더 그랬을 거다. 갑자기 엄마와 사이가 급속도로 안 좋아져서 할머니가 잠시 요양원에 계신 적이 있었다. 할머니가 요양원으로 들어가시던 날이, 머릿속에 명확히 남아있다.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는데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낼 수밖에 없었던 상처가,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그대로 내게 존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다 우리 엄마를 또 생각했다. 아주 나중의 일이지만 엄마도 할머니처럼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날 줄 알기에 최근 들어서 더 엄마에게 잘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현재를 살기로 결심하면서 엄마도 더불어 나에게 더 가까워졌다. 그런데 그래서인지 엄마가 내 이런저런 일에 간섭이 심해졌다.
오늘도 전화가 와서 갑자기 내 아픈 어깨 이야길 꺼내며 당장 병원에 가라는 식의 이야길 하셨다. 나중에 적당한때에 가려고 한다니, 그러다가 못 간다며 한참 훈계를 늘어놓으시더니 내가 나중에 갈게, 하니 힘없이 알았다고 하고 끊었다. 그게 계속 마음에 걸리고 답답하고 그랬는데, 이 책을 읽고 지금 엄마가 나를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할 때가 좋을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바로 병원을 가야겠다. 그리고 걱정하는 엄마한테 병원 다녀왔다고 이야기해야지.
그나저나 빨리 밥 먹고 마저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