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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결 Mar 31. 2021

천천히 살살

매일 글쓰기

보태니컬 아트 세 번째 수업이 있었다. 수업 첫날부터 선생님께서 강조하셨던 것은 선 표시가 안 날 만큼 살살 색을 채운다는 느낌으로 칠하라는 것이었다. 그게 정말 어렵다는 건 칠하는 면이 넓어질수록 확실하게 느껴진다.


오늘은 튤립. 스케치를 하고 색연필로 그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옅게 색을 입히고 그 위에 또 색을 입히고, 그렇게 점점 색을 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성질이 급한 나는 그게 그렇게 힘들었다. 바로 결과물이 안 나오는 것을 유독 힘들어하는 나였다.


정신수양의 한 종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 이제 된 거 같은데 선생님의 오케이 사인이 안 떨어진다. 점점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온몸이 뒤틀리는 느낌.


2시간이 다 흘러도 그림 하나 완성이 안됐다. 아마 앞으로는 더 그렇겠지?

마치고 내가 그린 그림을 천천히 감상했다.

아직 완성된 그림은 아니지만, 뭐 괜찮네.

천천히 살살.


급한 성격은 내 하루를 조급하게 만들기 일쑤였다. 보태니컬 아트 수업 들으면서 나의 급함도 천천히 살살로 바뀔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천천히 살살 색을 채우듯, 그렇게 내 하루를 채우고 싶다.


그나저나 '시간이 있으면' 다음 그림 스케치를 해오라고 하셨는데.. 시간이 있을까?


미완성 작. 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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