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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돈이 아니라 XX입니다

Second Edition

by 유케이
패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 중 하나는 '돈' 이야기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돈이 있어야 소비를 하고 패션을 한다. 자본주의 사회이니 자본이 많으면 패션 또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다른 영역과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패션은 취향의 비중이 절대적인 영역으로 문제를 해결하여 정답을 구하는 방식이 아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 물론 빠른 문제해결을 위해 자본을 투입하여 일시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만, 국내의 패션 트렌드는 생각보다 빠르게 바뀐다는 것과 똑같은 자소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놓쳐선 안된다.


SPA 브랜드들의 성장과 명품의 대중화는 패션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자본에 여유가 있다면 패션은 어렵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뉴노멀 시대에 접어들어 '명품의 대중화'와 'SPA브랜드의 성장'으로 패션은 더 이상 자본으로만 풀어내기 어려운 영역이 되었다. ‘SPA브랜드의 성장'은 기존에 고가의 트렌디한 브랜드에서만 접할 수 있는 패션 아이템들을 저렴한 가격과 높은 접근성까지 갖추며 언제 어디서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명품의 대중화'는 명품이 가지는 강점인 차별화와 유니크함이 흐려지는 상황을 만들었고, SPA브랜드의 성장과 맞물려 대체가능한 패션이 되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은 하락하고 있으며 명품의 이미지 또한 예전 같지 않게 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 학습까지 필요하다.

요즘에는 월간 패션지를 구입하여 챙겨보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챙겨보는 사람이 꽤나 많았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쯤 기억나는 잡지 카피가 하나 있는데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센스입니다'라는 카피다. 여기서의 센스는 아마도 특정된 하나의 행동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아마도 패션 디테일을 이야기하는 거 같지만 사실 패션은 텍스트 그대로 센스하나로만 옷을 잘 입긴 어렵다. 요즘에야 와이드진이 대세이기 때문에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 이전세대에는 스키니진이 대세였다. 시작은 디올옴므의 에디슬리먼. 남성복씬에서 스키니진의 등장은 패션계를 뒤 흔드는 엄청난 이슈였다. 디올옴므 하면 떠오르는 스키니진은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했고,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샤넬의 수장인 칼 라거펠트는 디올옴므의 슈트를 입기 위해 적지 않은 나이에 무려 13개월 동안이나 다이어트를 하는 노력을 했다.


인풋 대비 아웃풋이 정확하지 않고 시간 또한 오래 걸리는 일이다.

패션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확실한 결과를 원한다면 자본을 태워 퍼스널 쇼퍼 같은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본인 스스로가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패션에서의 자신감과 익숙함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이러한 영역은 철저히 본인의 영역이기에 누구의 터치도 불가능하며, 아무리 많은 인풋을 넣어도 내가 안 내키고 소화가 안 된다면 아웃풋은 없다. 무조건 비싼 명품이라도 입는 사람이 어색하고 불편해한다면 보는 사람 역시 불편해 보이고 명품을 입었다는 생각조차 안 들 수도 있다. 때문에 번거롭지만 입어보고, 고민해 보고, 선택하며 경험치를 쌓고, 익숙함을 만들어야 하기에 생각보다 시간은 많이 필요하다.


패션을 소비하는 방법


현시대에서의 소비 트렌드는 온라인쇼핑이다. 오프라인쇼핑의 비율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차이일 것이고, 시간과 에너지를 써야 하는 오프라인쇼핑의 수고로움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발달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원하는 물건을 집까지 쉽고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게 하였다. 심지어 가격도 국내 리테일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도 하다. 더 이상의 국내의 리테일가는 무의미 해졌다. 또한 국내 세컨드핸즈의 시장이 커져감에 따라 시즌 아웃이 된 고가의 패션 아이템을 저렴한 방법으로 입을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수고스러워도 디깅 한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원하는 상품을 좋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시대다.





패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예전처럼 자본이 있어야만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수고스러워도 디깅 한 만큼 노력한 만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디깅'을 하는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경험치는 또 다른 패션을 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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