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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 베로 Mar 18. 2024

첫출근합니다.

내일이면 중학교 연극수업 첫출근합니다.

즉흥연극을 중, 고등학생들과 조금 더 길게 만나 함께 만들어보고 싶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아르떼)의 학교문화예술교육 예술강사 선발에 지원했고, 춘천 집근처 많은 초등학교 수업을 제외하고 왕복 60Km 거리의 소규모 중학교 세 곳을 지원했습니다. 먼저 고등학교를 찾아봤는데 강원도 전역을 살펴봐도 대부분 수행평가 때문인지 연극제 출전을 희망합니다. 그곳에서 학생들이 직접 관객의 이야기를 듣고 즉흥연극을 하는 실험을 하기에는 학교가 기대하는 방향과 제가 해보고자 하는 바가 다를 것 같았습니다. 제가 지원한 중학교들은 도심과도 떨어져 있어 학생들이 재밌는 문화와 예술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고 계셔서 즉흥연극으로 학생들에게 씐나는 시간을 만들어 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매력있어 보이려고 파마를 하고 큼직한 투명 뿔테안경도 마련했습니다. 30년 넘게 뿔테만 쓰면 B사감 같다는 소리를 듣지만, 학생들 앞에서 화사하게 웃어보이려고요. 나는 좋은 선생님이 못될 것 같아 사범대학을 벗어났는데, 이제 나는 과연 좋은 어른이 될 수 있을지. 아 떨립니다.

혼자 나가는 수업이고, 예술강사 프리랜서에게 첫출근이라 응원해줄 사람은 없지만 나는 나의 친구가 되어서 '잘 해보자'라고 응원해주려고 이 글을 남겨봅니다.

사전 방문에서 춘천시 남서면 한 중학교 국어선생님은 여기까지 와줘서 좋지만 이 돈 받고 벌이가 되냐고 물어봐주셨습니다. 예술강사 시급은 오래도록 변치 않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제 조금 벌이가 안정적이어지기는 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과 소중한 시간이 되도록 깨어있으려고요. 욕심을 부리지도 욕심이 없지도 않게 이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어떤 열망을 잘 꾸려가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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