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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 베로 Jul 08. 2024

루틴 - 내일 뭐 입을까

루틴 하나가 나를 살려주던 때가 기억난다.

내일 뭐 입을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난 참 잘 움직여지지 않는 상태였다. 내일 뭘 입을까를 문득 생각하게 된 것은 상담샘의 제안이었나 내 생각이었나? 문득 내일 뭘 입을까를 생각하니 할 것이 생긴 느낌. 하고 싶은 것이 생긴 것 같았다. 무엇을 해야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내일 뭐 입을지만 정하기로 (나와) 정했다.

나에게는 옷이 정말 없다. 다들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거의 검은 옷 - 검은 티, 검은 남방, 검은 바지. 내일 뭐 입을지를 정해봐야 오늘과 내일의 옷이 같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내일 뭐 입을지를 생각해보는 건 좋았다. 내일 무슨 일이 있는지를 생각하게 했고 종종 아무 일이 없기도, 때론 여러 개의 다양한 일정들이 있기도 했다. 그래봐야 연습, 공연, 회의, 미팅 정도지만 어떨 때는 멋을 좀 내고 싶기도 하고, 어떨 때는 효율적인 것이 더 중요하기도 하고, 날씨에 따라 외투와 셔츠의 어울림을 생각하기도 했다.

몇 개 없는 옷을 조합해보면서 내일을 생각했다. 내일이 기대되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그럼에도 옷을 고르며 내일 내 태도를 어떻게 할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힘을 빼고 맞춰가려고 하는 내가 보이기도 했고 쎄보이고 싶은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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