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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oise Jan 19. 2019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

평생 내 곁에 있을 줄 알았던 남사친이 결혼한다면...?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

★ OST 하나하나 다 명곡!                                                                                                                 
★ 줄리아 로버츠, 카메론 디아즈 두 여배우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                                         
★ 로맨틱 '코미디' 같지만, 다 보고 나면 슬픈 영화 


나는 꽂히는 영화가 있으면, 몇 번이고 되돌려 보는 걸 좋아한다. 

영화 <내 남자 친구의 결혼식>도 내가 적어도 7번 정도는 본, 한 마디로 '격하게 아끼는' 작품이다. 오프닝부터 핑크색 들러리 드레스를 입은 여자들이 나와, 'I say a little prayer'라는 애교 섞인 노래를 부른다. 마치 이 영화가 꿈에 그리던 남자와 결혼을 앞둔 여인의 두근거림처럼, 달콤할 거라고 예고하는 것 같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늘 내 곁을 지킬 것만 같았던 오래된 남사친이, 행복을 찾아 다른 여자에게로 날아가버리는, 마음이 먹먹한 그런 반전이 있는 영화다. 


남사친 '마이클'과 '줄리안' 

웃음이 매력적인 여자 줄리안(줄리아 로버츠)은 어느 날 오랜 '남사친' 마이클(더모트 멀로니)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갑작스러운 그의 전화에 기쁜 것도 잠시, 그가 담담하게 결혼 소식을 전해온다. 


"아주 예뻐. 너도 좋아하게 될 거야. 결혼식, 올 거지?" 


늘 내 곁을 지킬 것만 같았던, 서로 28살까지 아무도 없으면 결혼하자고 얘기까지 했던 나의 영원한 남사친이 결혼을 한다니, 그제야 줄리안은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하고,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귀여운 도발을 준비한다. 

눈부신 미모의 약혼녀 '키미'. 

오랜 기간 알아차리지 못했던 그를 향한 마음, 왜 그에게 좋은 여자가 나타난 그때서야 깨닫게 된 걸까? 한때 나를 사랑했던, 그리고 오랜 시간 나를 애틋하게 그리워했던 남사친이지만... 지금 그의 곁에 있는 여자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내가 주지 못했던 진실된 사랑을 그에게 아낌없이 쏟아주고 있다. 지독할 만큼 순수한 그녀의 열정과 사랑은 숭고해 보일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마이클의 마음을 돌려보려는 줄리안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겠는가? 바보 같다. 친구였으면, "이 바보야, 왜 여태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난리 부르스를 치니?"라고 면박을 냅다 해버리고 싶다. 


하지만 이 영화의 힘은 여기서 나온다. 우당탕탕, 좌충우돌 훼방을 놓는 줄리안이 바보 같다가도 점점 안쓰럽다. 이제야 솔직해진 그녀를 응원하게 되고, 그녀가 겪을 상실감과 슬픔에 공감하게 된다. 내가 갖고 있다 생각했을 땐 몰랐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그 경험에 동질감이 들어서일까? 오히려 마지막 순간에 저런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게 대단해 보인다면, 너무 비약일까? 


사실 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안 봐도 비디오다. 

줄리안이 아무리 훼방을 놓고 오해를 만들어도, 이미 마이클과 키미 사이엔 그녀가 침범할 수 없는 사랑이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키미가 그 모든 오해와 우여곡절을 뛰어넘을 만한 그릇이 된다는 것이다. 그녀에겐 마이클을 향한 파도 같은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은 사라져 버린다" 


결국 줄리안도 둘의 사랑을 진심으로 축복해준다. 눈물을 머금고 마이클을 맘 속에서 떠나보낸다. 

그녀는 노력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 결과에 수긍했다.  이제야 '내가 그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어쩌겠는가. 사랑은 타이밍인 것을. 그래서 그런 그녀를 보는데 마음이 참 아프다. 마지막 장면에서 웃으며 춤을 추는 줄리안을 보는데, 내 마음은 먹먹하다. 


덜덜 떨며 노래를 부르는 키미 


이 영화가 반짝이는 이유_ 여성 캐릭터의 '매력'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성 캐릭터가 멋있기 때문이다. 

비록 너무 늦긴 했지만 자신에게 솔직할 용기가 있던 줄리안. 그리고, 노래 공포증이 있을 정도로 음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용기 있게 노래를 부르던, 그게 참 예뻐 보였던 키미. 각자의 상황으로 따지면 서로 악역인 셈이다. 특히 키미 입장에서 보면, 줄리안은 천하제일 이기적인 썅 X이다. 하지만... 어쩜 둘 다 이렇게 매력적일 수 있을까. 배우의 힘이 큰 역할을 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계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볼 때마다 '잘 만들었다'는 말이 새어 나오는 영화. 아마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백번 공감하며 함께 울고 웃지 않을까? 역시, 사랑은 타이밍이다. 놓쳐서 후회하지 말고, 꽁꽁 숨겨놓지 말고, 사랑하면 표현하자. 늦기 전에... 표현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리는 게 사랑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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