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Y Works

It's Raining Outside

창 밖에 비가 오네요. for Piano Solo

by Hemio

https://youtu.be/rEx7ogeFXKQ?si=UEKHMycZXMFwwu94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밤이었다.
세상은 어둡고 축축했지만,
그 속에서 유리창 하나만큼은 따뜻했다.


유리창에는 조용히 빗방울이 맺혔고,
그 너머로는
흐릿하게 번지는 불빛들이 있었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물감처럼 번지는 붉은 테일램프,
가로등 아래에서 반짝이는 젖은 아스팔트,
그리고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희미한 불빛들.


나는 그 풍경을 음악으로 옮기고 싶었다.
한 줄기 선율이,
마치 창에 닿은 빗방울처럼
조용히 흘러내리길 바랐다.


이 곡은 카페 안에서 시작된다.
바깥은 젖어 있지만,
커피잔에서 피어오르는 김처럼
이 곡은 따뜻하다.


비 오는 날의 외로움을 껴안되,
그 외로움 위에 담요처럼 얹히는 온기.


피아노는 낮은 음역으로 시작해
천천히 방 안을 적신다.
그건 말하자면,
‘추위를 말하지 않고도 따뜻해지는 방법’ 같은 것이다.


이 음악은 슬픔의 노래가 아니다.
그보다는 따뜻한 이해에 가깝다.
누군가에게는 비가 귀찮고,
누군가에게는 외로운 풍경일지라도,
나는 그 비를 안쪽에서 바라보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


창 너머가 젖어 있을수록,
창 안은 더 포근해진다.


"It's Raining Outside"는
한 잔의 커피처럼,
한 번의 숨처럼,
말없이 곁에 머무는 음악이다.


이 곡을 듣는 누군가가
조금은 덜 외로워지길 바랐다.
조금은 덜 싸늘하길 바랐다.
어쩌면 오늘 하루,
아무도 알아주지 못한 그의 내면의 비
작게라도 녹여주기를.


그러니까 이 곡은 질문이 아니라,
작은 응답이다.


“창 밖에 비가 오네요.”
그 말 뒤에
나는 말없이 선율을 올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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